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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에 끼고 이빨에 끼고 하는 거 없어요 노상심 씨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9A030107
지역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 미륵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병구

자칭 살림살이는 그런대로 하는데 성격은 덜렁거린다는 노상심 씨. 점말 한옥마을에서 쑥 내려간, 방안이 어두운 집에서 살고 있다. 전혀 자신의 생활 모습에 주눅들지 않는 당당함이 몸에 배여 있다. 고생을 모르고 살아 온 아주머니처럼 첫 인상이 서글하면서도 웃음이 입가에 걸려 있는 모습이 천진스러웠다. 인상과는 달리 말은 괄괄하면서 활발하다.

1972년부터 1983년까지 미륵리 부녀회장을 역임한 후 최재희 씨가 부녀회장을 할 적에는 부녀회 총무를 맡아 보았다고 한다. 보통 회장을 역임한 이후에 총무를 맡아 보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 하심(下心)이라고 하면 지나칠까? 부녀회장을 맡는 기간에 뚜렷하게 한 것이 없다면서도 부녀 저축을 시작했다고 은근히 자랑한다. 그 덕분에 지금도 기금을 갖고 경로당 음식 대접도 한다고 했다.

방물장수가 전남 순천에 와서 하룻밤 자면서 이야기한 것이 어찌되어 갖고 20살에 미륵리로 시집을 왔단다. 순천에서 기차를 타고 조치원에서 갈아타고 충주까지 와서 다시 버스를 타고 수안보까지 온 다음 걸어서 미륵리로 들어 왔는데 “뭐 이런 곳도 있나” 했단다. 음력 8월 초하룻날 시집왔다기에 추석 전이라 먹을 것도 좀 있었을테고 좋았겠다고 하자 “만사가 귀찮았다” 고 한다. 아무 것도 모르고, 내뺄 줄도 모르고, 길도 모르고, 그래서 그냥 살았다고 한다. 와보니 농사도 짓고 당시 소도 있고 했지만, “사연이 깊지, 몇 년 가도 다 못해… 힘들었어요” 라고 하였다.

고생이란 것을 겪어보니 웬만하면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자기보다 못한 사람과 비교하며 살고, 소극적인 성향을 버리고, 긍정적으로 삶을 살고, 가능한 남한테 보이지 않고, 애타는 것 훌훌 털고 그렇게 살았다고 했다. 지금에 와서는 “맘에 끼고 이빨에 끼고 이런 거 없어요” 한다. 순간 ‘부처님 옆에서 살다 보니 다 부처님일세’ 하는 생각이 스친다.

[정보제공]

  • •  노상심(여, 전 미륵리 부녀회장 및 총무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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