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렉토리분류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601797
한자 茅亭
이칭/별칭 시정,농청,농정,동각,정자
분야 생활·민속/생활,문화유산/유형 유산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전라남도 화순군
집필자 김준오

[정의]

전라남도 화순군에서 짚이나 새 따위로 이은 마을의 정자로 사람들이 쉴 수 있도록 지은 건물.

[개설]

모정은 누정(樓亭) 문화의 한 형태이다. 여기서 누정은 누각(樓閣) 또는 누대(樓臺)와 정자(亭子)가 결합된 말로, 일반적인 살림집 주거가 아닌 별도의 공간에 지은 건조물이다. 다시 말해 ‘누각’이란 규모가 크고 사방이 탁 트이게 높이 세운 다락집이고, ‘정자’는 이에 비해 그 규모가 더 작고 조그마한 방이 곁들여진 건축물이라 할 수 있다. 모정은 일반적으로 각 마을의 주민들이 상시 이용하는 개방된 마루로 가설된 정자를 일컫는다. 정자 문화는 호남 지방의 농경문화를 대표하는 대표적인 건축물이자 유산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누정 건립은 기록상 그 연대가 삼국 시대까지 올라간다. 이에 대한 첫 기록으로는 백제의 동성왕이 500년경에 세운 임류각(臨流閣)을 들 수 있으며, 궁실 건축과 함께 지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의 누정은 공적인 용도로 이용되었으므로, 사적인 용도의 모정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구체적인 기록은 보이지 않으나 서민들이 즐겨 사용하던 모정은 보다 이전부터 있었을 것으로 본다. 이처럼 누정은 모정을 포함하여 다수의 누각과 정자 등을 일컫는다.

화순군을 대표하는 누정은 임대정 원림이나, 고사정, 물염정, 망미정, 영벽정, 그리고 화순 향교 만화루 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선비 문화와 종교적인 용도가 반영된 정자들이었고, 각 마을에 위치하여 지역민의 교유와 휴식, 그리고 사랑방 역할을 한 모정과는 달랐다.

[특징]

선비 문화로 대표되는 누정은 그 성격을 크게 유흥 상경과 시와 풍류를 즐기는 시단의 역할을 기본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강학처, 원림, 은일 소요처, 선인 추모처, 유생 휴식처, 농경 휴식처, 향약 시행처, 문중 종회소, 양로정, 사정 등의 11개 항목으로 구분할 수 있다. 반면 선비의 누정과 유사한 형식을 보이면서 발전한 일반 서민들의 모정은 그 성격에서 차이를 보인다. 서민들의 생활공간인 모정은 시정의 역할과 함께 유산각, 농청, 농정, 동각, 양청 등과 같은 명칭으로 쓰였다. 이를 보았을 때 마을 모정의 주요 기능은 주민들의 사랑방이자 휴식의 공간이었으며, 힘든 농경과 여름철의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이러한 기능과 함께 모정은 농사의 정보,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마을 회의소 등의 역할을 하였고, 유두·칠석·백중 등과 같은 명절에 마을 사람들이 어울려 노는 신명의 장소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선비들의 누정이 산이나 수변 등의 경관이 빼어난 곳에 위치한 반면, 모정은 대개 마을의 중심지나 농경지에 근접한 곳에 지어지는 특징이 있다.

현대의 모정 이전에는 일반적으로 짚이나 새[이엉] 등을 엮어 만든 초가형 지붕의 정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모정은 호남 지방의 각 마을 중심에 해당하는 공간에 많이 있었다. 1970년대 초반에는 ‘새마을 운동’에 저해가 된다는 이유로 많이 철거되었다. 이는 당시 모정을 ‘농민들이 일은 안 하고 낮잠을 자는 곳’으로 여겼고, 이로 인해 농업 생산성이 저하된다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현재 조사되는 대부분의 모정은 신축된 것들이다.

[현황]

화순군의 모정은 대개 마을의 중심이나 입구, 가로의 교차 지점, 그리고 농경지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이는 농경문화를 근간으로 하여 발달한 건축물의 특징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과거에는 대다수의 마을마다 지어져 있었으나, 대부분 파손·철거되어 예전 형태의 모정은 찾을 수 없다. 이러한 모정은 각 마을에 1~2개소 이상이 건축되어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그 개체가 많다.

비교적 근대나 1970~1980년대에 만들어진 모정들 중 많은 것들이 새마을 운동의 영향을 받아 지붕을 강판이나 슬레이트 등의 재료를 쓰기도 했다. 대부분의 마을에서는 모정이 오래되고 낡아 헐어버렸는데, 새로 건축하면서 현대적인 건축 재료를 썼고 편리를 위해 모듈화[표준 기준 치수로 건축 부분품을 규격화]된 평면 구조를 가지는 획일적인 입체의 모정을 많이 짓게 되었다. 즉, 요즘의 모정은 ‘마루, 기둥, 시멘트 기와’라는 획일적인 재료와 형식으로 나타난다. 이는 각 마을을 대표하는 모정의 개성이 사라지고, 단지 형식과 시대적인 편리에 치우치면서 나타나는 전반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마을에 위치하는 각 모정들은 화순군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대부분 현대식으로 건축하였다. 그리고 근래에는 모정 주위를 빙 둘러 창문을 내거나 모기장, 선풍기 등을 설치하여 사계절용으로 활용도를 높이기도 한다. 그러나 화순군을 비롯한 대부분의 농어촌에서 농업이 기계화되고 인구가 감소하여 노인 인구만 많아지므로 논밭 작업 후 휴식 공간으로 쓰이는 일은 드물다. 단지 한촌의 마을 노인들이 담소를 하는 장소의 역할을 할 뿐이다. 또한 사시사철 실내에서 여가와 마을 회의 등을 할 수 있는 경로 회관이나 마을 회관이 각 마을에는 들어서면서 모정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

[참고문헌]
등록된 의견 내용이 없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