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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밥 맥이기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601865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제
지역 전라남도 화순군
집필자 임세경

[정의]

전라남도 화순군에서 행하는 치병 의례.

[개설]

화순군에서 부정한 장소나 다른 집안의 혼인 잔치에 다녀오거나 문상을 한 후에 까닭 없이 아플 경우에 행하는 치병 의례이다.

[연원 및 변천]

‘잔밥 맥이기’는 글자 그대로 잔밥을 먹이는 의례이다. ‘잔밥’은 먹고 남은 밥을 의미하지만 실제 의례 때는 쌀, 콩 등의 잡곡을 사용한다. 잔밥 맥이기를 할 때 외우는 주문에서 잔밥은 ‘잔밥 각시’에게 바치는 제물이다. ‘잔밥 각시’는 강남에서 온 어린 새색시로서 그녀에게 병을 치유해 달라고 기원을 한다. 애원도 하며, 잡귀 침탈의 유무 또는 그 밖의 질병 원인을 알려 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신당/신체의 형태]

잔밥 맥이기를 할 때 정해진 신당(神堂)과 신체(神體)는 없다. 다만 신격이라고 할 수 있는 잔밥 각시에게 병의 원인을 묻는 것이다.

[절차]

잔밥 맥이기는 집안의 부녀자가 주로 하지만 때로는 신 할머니, 선거리, 영신 등에게도 의뢰한다. 잔밥 맥이기를 하려면 먼저 쌀 한 되를 됫박이나 그릇에 소복이 담고, 환자의 옷이나 보자기로 단단히 싸매 쌀이 빠져 나가지 않도록 한 다음에 그것으로 환자의 아픈 곳을 문지르면서 주문을 왼다. 동일한 주문을 3회나 7회, 혹은 21회를 반복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환자의 나이 수만큼 외기도 하며 주문을 외는 횟수만큼 환부를 문지르기도 한다.

주문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곧 아무것도 모르는 한심한 인간이 갑자기 찾아온 질병으로 그 원인도 모른 채 고생을 하고 답답하여 잔밥을 먹이려고 한다고 전제를 한다. 이어 아무쪼록 강남에서 나온 영검하신 잔밥 각시가 병인이 가신에 의한 것인지 객귀에 의한 것인지 동토[동티]에 의한 것인지 몸에 이상이 있어서 그런 것인지를 됫박의 쌀로 표정해 달라고 간청한다. 그리고 됫박의 쌀을 많이 먹고 환자의 병을 거두어서 속히 떠나가라고 명령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칼로 육신을 해체하고 무쇠 둠벙 등에 가두어 다시는 세상에 나오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이렇게 주문을 외는 동안 가신이나 객귀가 빌미가 되고 이로 인하여 동토가 난 경우라면 그들이 ‘사각 사각’ 또는 ‘찰각 찰각’ 하고 쌀을 먹는 소리를 낸다. 그리고 주문이 모두 끝나면 됫박을 싼 옷가지를 벗겨서 어느 곳의 쌀이 어떤 모습으로 파여 있는지 유심히 살핀다. 쌀이 파인 위치와 모습으로 병인을 파악하는 것이다.

[축문]

잔밥 맥이기를 할 때 특별히 정해진 축문은 없다. 다만 환자의 아픈 곳을 문지르면서 주문을 왼다. ‘잔밥 각시가 환자를 당장에 살려내라’, 혹은 ‘잔밥 각시가 아픈 것 다 걷어 가지고 가라’ 등의 주문이다.

[부대 행사]

잔밥 맥이기를 한 후 그 원인이 가신의 빌미와 객귀의 침탈인 경우에 조치가 이루어진다. 가신의 빌미인 경우에는 간단한 제물을 마련하여 비손을 한다. 그리고 객귀의 침탈인 경우에는 ‘객귀 물림’을 한다.

[현황]

1970년대까지만 해도 각 마을에서 주문을 잘 외우는 사람이 있어 ‘잔밥 맥이기’를 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공중 의료 시설이 발달하고 병원이나 보건소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더 이상 잔밥 맥이기를 하지는 않게 되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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