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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601880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제
지역 전라남도 화순군
집필자 이경엽

[정의]

전라남도 화순 지역에서 고풀이는 망자의 원한으로 구상화된 고를 풀면서 망자의 천도를 축원하는 굿거리.

[개설]

고풀이는 이름 그대로 둥그렇게 매듭지은 고를 풀면서 진행하는 굿이다. 독립된 굿은 아니며 씻김굿 중의 한 절차다. 고풀이 절차 이외에 매듭진 고를 풀어가는 과정이 있는데 그것도 고풀이라고 한다.

[신당/신체의 형태]

고풀이를 위해 곳대가 설치된다. 곳대란 고를 묶어놓는 대나무다. 3~4년 된 대나무를 쓰는데 윗부분에 곳베를 묶고, 끝부분에는 댓잎이 매달려 있다. 고는 그 쓰임새에 따라 성주고·제왕고·선영고·신장고·망인고 등이 있다. 고는 기다란 천을 둥그렇게 매듭지은 것을 말하며 대개 7매듭 또는 9매듭을 묶는다. 고 끝에는 밥그릇에 쌀을 담아 마른 명태·수저·젓가락과 돈을 넣어 묶어둔다. 곳베는 흰색 무명베를 주로 사용하지만, 경우에 따라 노란 색이나 검정색 삼베를 쓰기도 한다.

[절차]

무녀는 고를 잡고서 무가를 부르고, 악사는 그 뒤에서 반주를 한다. 이때 부르는 무가는 죄를 지은 장자가 대신 맥이를 바치고 목숨을 연장했다는 줄거리로 된 서사 무가 「장자풀이」다. 무녀는 빠른 흘림 장단으로 이 무가를 부른다. 이어서 굿거리장단에 맞추어 “에라 만수 에라 대신이야”하는 고풀이 무가를 부르며 고를 풀기 시작한다. 고를 다 푼 다음에는 “사자를 다 여의고 왕생극락을 하신 천근이야.”라고 하는 천근 말을 하고 중모리로 된 천근 소리를 부른다. 이렇게 천근 말과 천근 소리를 세 번 반복한다. 그리고 무녀가 자진모리장단에 맞춰 풀린 곳베를 들고서 춤을 춘다.

[의미]

고풀이는 무녀가 무가를 부르며 망자의 맺힌 고를 풀어 우환 근심 없이 저승으로 갈 수 있기를 기원하는 거리다. 무녀는 고 끝을 쥐고 무가를 부르면서 하나하나 풀어나간다. 둥근 매듭은 이승에서 풀지 못한 한(恨)의 표시다. 한이 맺혀 있으면 이승을 떠나 저승에 갈 수 없다고 여긴다. 그래서 굿에서는 그것을 하나하나 풀며 원혼을 달랜다. 그래야만 극락왕생 할 수 있다고 여긴다. 고를 풀고 나면 다시 고를 만들어 풀기를 반복한다. 망자 영혼의 수만큼 맺고 풀기를 반복한다. 무당들은 고를 ‘苦’라고 해석한다. 무녀들은 고가 잘 풀려야 좋다고 여긴다. 만약 풀리지 않은 고가 있으면 망자가 이렇게 맺힌 데가 있어서 집안에 우환이 든다는 식으로 가정의 불행이 풀이된다. 고풀이에서 사용된 고는 길닦음에서 ‘질베’로 사용된다. 고풀이에서는 이승의 맺힌 한이 매듭지어진 ‘고’이지만, 그것이 풀린 후 베는 길닦음에서 ‘길’이 된다. 이승의 원한이 풀리면 그로 인해 극락으로 가는 길이 열리게 된다는 것이다.

[현황]

고풀이는 전라남도 화순군을 포함해서 전라도 굿에서 가장 일반적이면서 특징적인 절차다. 세습무 굿을 배워서 굿을 하는 점쟁이 강신무들도 흔히 고풀이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화순군 대부분의 굿에서는 고풀이가 빠지지 않는다. 씻김굿에서 혼 맞이를 할 때라든가, 성주굿에서 성주고를 풀 때, 중천 맥이를 할 때 고풀이를 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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