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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601909
한자 百中
이칭/별칭 백종,중원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지역 전라남도 화순군
집필자 박종오

[정의]

전라남도 화순 지역에서 음력 7월 15일에 행하는 풍속.

[개설]

음력으로 7월 15일을 백중이라고 하고 한자로는 ‘백종(百種)’, ‘백중(百中)’, ‘백중(百衆)’ 등으로 쓴다. 이날은 일 년을 반으로 나눌 때 후반기 첫 달의 보름이기 때문에 중원(中元)이라 부르고, 또 온갖 백과(百果)가 모두 나기 때문에 ‘백종(百種)’이라 한다. 백중은 원래 불가에서 우란분재(盂蘭盆齋)가 행해지는 날로 민간에서는 조상의 영혼을 천도하기 위한 망혼제(亡魂祭)를 지내는 날이다. 농경 사회에서는 백중 때가 마지막 김매기를 끝내고 여름철 휴식을 취하기 위해 음식과 술을 나누어 먹는 날이기도 하다.

[연원 및 변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고려 시대에는 부처를 숭상하여 해마다 이날이면 우란분회(盂蘭盆會)를 열었는데 지금 재(齋)를 여는 풍속도 바로 이것이다.”라고 하였고,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는 “신라와 고려 때는 불교를 숭상하여 우란분(盂蘭盆) 때 공양하는 옛 풍속을 모방하여 7월 15일 중원일에 백종(百種), 즉 온갖 꽃과 과일을 갖추어 공양하고 복을 빌었으므로 백종절이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고 하여 백중의 기원이 우란분재(盂蘭盆齋)에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동국세시기』에 “우리나라 풍속에 이날로 망혼일(亡魂日)을 삼는데, 대개 항간의 백성들이 이날 달밤에 채소, 과일, 술, 밥 등을 차려놓고 죽은 어버이의 혼을 불러 모신다.”고 하였고, 『열양세시기』에는 “절에서는 이날 재를 준비하여 조상의 혼 앞에 천신하고, 시정 백성들은 서로 모여 마시며 즐기니 대개 위의 옛 풍속을 따른 것이다.”라고 하여 조상에게 제를 모시는 풍속이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화순 지역에서도 백중 때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기도 하였고, 마지막 김매기를 끝마치고 술과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노는 풍속도 있었다.

[절차]

화순 지역에서 행해졌던 백중 관련 풍속으로는 차례 모시기, 아침 일찍 들에 나가지 않기, 용신제 모시기, 만들이 등의 풍속이 있었다.

1. 차례 모시기

전라남도 화순군 화순읍 연양리 양촌 마을에서는 백중에도 간단히 상을 차려서 조상에게 차례를 지낸다. 이때는 전을 지져서 올리고 나물과 밥만 간단하게 차린다.

2. 들에 일찍 나가지 않기

화순읍 연양리 양촌 마을에서는 백중에 풀잎에도 귀신이 붙었다고 하여 들에 나가지 말라고 하는데, 사시(巳時)가 넘으면 나가도 괜찮다고 한다. 전라남도 화순군 이서면 야사리 용호 마을에서는 이날 여자들은 오전에 일찍 들에 나가지 않는데, 여자들이 일찍 나가면 방정맞다고 하며, 남자들은 일찍 나가도 된다고 한다.

3. 용신제 모시기

이서면 야사리 용호 마을에서는 백중날 밀을 갈아서 밀떡을 만들어 들에 나가 용신제를 지내는데, 용신제는 현재 이서면 사무소가 있는 ‘제밭’이란 곳에서 많이 지냈다고 한다.

4. 만들이

이날은 대체로 그해 논메기의 마지막인 만드리[만들이]가 끝나는 때이기도 하다. 전라남도 화순군 도곡면 천암리의 경우 이날을 ‘머슴들의 날’이라고도 한다. 백중날이 되면 그해 농사 장원을 선정하여 그 머슴에게 소를 태우고, 주인집에서 후한 대접을 하는데,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유두백중 전날 마을의 머슴들이 농사 장원한 집을 선정한다. 백중날에는 오후 새참 때쯤 논메기를 끝내고 농사 장원한 집 머슴을 소에 태우고 마을로 돌아온다. 이때 머슴은 얼굴에 검은 숯 칠을 하고, 우장을 입히고, 머리에는 밀대 모자를 씌운다. 또한 삽을 등에 짊어지게 한다. 다른 머슴들은 소를 끌고 노래를 부르며 농사 장원한 집으로 들어간다. 그러면 그 집주인은 닭죽을 끓여와 머슴들을 대접한다. 이렇게 해서 그날 저녁에는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즐겁게 논다. 농사 장원한 집주인은 닭죽을 세 번쯤 끓여 내오게 되고, 자정이 넘어서야 이 놀이는 끝이 났다고 한다. 또한 이날은 머슴들이 들독[들돌]을 들면서 힘자랑을 하곤 했다. 전라남도 화순군 능주면 천덕리 천덕 마을의 들독은 둥근 계란형의 돌로 각기 무게가 다른데 다섯 말짜리와 열 말짜리가 있었다고 한다. 이 들독을 들어 힘자랑을 했는데, 보통 허리까지 올리는가, 가슴까지 올리는가를 놓고 힘겨루기를 했다고 한다. 전라남도 화순군 화순읍 내평리 내평 마을 정자나무 아래에도 들돌이 있어서 들돌 들기를 했다고 한다. 들돌은 큰 것, 작은 것 2개가 있었는데, 큰 것은 어른이나 젊은 사람들이 들고, 작은 것은 아이들이 들고 힘자랑을 하였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백중은 김매기를 끝내고 가을 추수가 시작될 때까지 잠깐의 휴식을 갖는 시기이다. 때문에 이날 조상이나 용신에게 제를 드리기도 하고, 부잣집에서는 자신이 데리고 있는 일꾼들을 격려하기도 하였다. 백중은 여름철 농사일의 수고로움을 서로 격려하고 화합을 다지는 날인 셈이다. 그러나 지금은 영농 기계화 등으로 인해 그 의미가 많이 약화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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