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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 노동자들의 안전을 기원하는 굴암제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6B010301
한자 炭鑛勞動者-安全-祈願-窟庵祭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마을/마을 이야기
지역 전라남도 화순군 동면 오동리 천운 마을|복암리 구암 마을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전경숙, 양라윤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천운 마을 굴암제 시작 1985년 - 천운 마을은, 도로 건설로 마을 입구 굴을 없애면서 주민들의 사고가 잦아지자,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굴암제를 1985년부터 올리기 시작하였다.
마을지 천운 마을 굴암제 올리는 곳 - 전라남도 화순군 동면 오동리 천운 마을
마을지 천덕1교 - 전라남도 화순군 동면 오동리 천운 마을

[주민들이 함께 준비하는 굴암제]

정월 대보름 하루 전인 음력 1월 14일, 이날은 천운 마을의 가장 중요한 행사인 굴암제를 지내는 날이다. 이른 아침부터 천운 마을 회관에 모인 주민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한쪽에서는 풍물패들이 고깔의 색색종이를 펴고, 옷매무새를 만지며 악기를 점검한다. 다른 한쪽에서는 장만한 제물(祭物)을 챙기고 옮기느라 바쁘다. 굴암제를 지내는 시간이 가까워지자 풍물패들이 천운 마을 회관 앞으로 모이고, 풍물소리로 굴암제 시작을 알린다. 풍물패가 천운 마을 회관 앞에서 흥겨운 풍물 가락을 연주하자 마을 곳곳에서 주민들이 모여든다. 상쇠를 선두로 풍물패는 굴암제를 지내는 굴바위로 향하고, 그 뒤를 주민들이 따른다.

[굴암제의 기원]

천운 마을은 석탄 산업의 성장과 함께 탄생한 탄광 마을이다. 지금은 마을에서 탄광 노동자로 일하는 수가 열 손가락 안에 들지언정, 주민의 대다수가 석탄과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천운 마을은 탄광 노동자들의 안전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굴암제를 30년 전인 1985년경부터 지내고 있다.

화순에서 충의로를 따라 천운 마을로 진입하기 직전 좌측에 있는 굴바위가 굴암제를 올리는 곳이다. 굴바위는 바위 밑으로 굴이 뚫어져 있어서 굴바위라 불리고, 지리적으로 명당이기 때문에 복바위라고도 불린다.

“굴바위를 한쪽에서는 천운산이 바라보고, 또 한쪽에서는 옥녀봉이 바라보고 있어요. 그래서 딱 좋고, 문 앞에서 복을 싹 받아들이는 자리에요. 명당이에요.” (김공열)

굴바위 길 건너 우측에는 천덕1교가 있는데, 원래는 천덕1교에서부터 굴암제를 올리는 장소까지 굴로 연결되어 있었는데 충의로 공사를 하면서 굴을 없앴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이후부터 화순 광업소에서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급기야 광업소 통근차가 굴바위 근처에서 굴러 사망자가 발생하는 큰 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그 이후부터 천운 마을 주민들은 굴암제를 지냈고 탄광을 다니는 천운 마을 주민들에게 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

[경건한 마음으로 올리는 굴암제]

굴암제는 고사(告祀) 형식으로 평안한 한 해를 기원하게 된다. 제관은 이장, 축관은 노인회장, 제물장만은 부녀회장이 맡아서 한다. 굴암제를 지내는 날은 마을 대표인 이장의 사주를 풀어 시를 맞춰 제를 지낼 날짜와 시간을 정한다. 굴암제에 참여하는 사람은 10일 전부터 금기를 지켜야 한다. 초상난 집은 삼가고, 개고기도 먹어서는 안 된다. 제를 지내기 하루 전에 제단 주변을 깨끗이 청소한다. 제물 준비는 부녀회장이 새벽부터 일어나서 장만한다. 제단에 정성껏 차린 제물을 진설(陳設)하고 이장이 축문(祝文)을 읽으며 제를 올린다.

“유세차 계사 정월 정미삭 14일, 대표 최병철. 현 오동리 굴암신께서는 우리 주민 365일 살펴주시고 술과 과일 음식을 올리오니, 흠향하옵소서.”

이후 개인별로 소지를 올리고 개인적인 소원을 구축한다. 제가 끝나면 제물은 참여한 사람들끼리 나누어 먹는다. 그리고 좌측 땅 속에 제물을 조금씩 덜어 묻는 헌식을 한다.

[풍악을 울리며 가가호호 만사형통 기원]

굴암제를 마친 풍물패가 구성진 가락을 연주하면서 다시 마을로 향한다. 정월 대보름을 맞아 풍물패의 지신(地神)밟기 행사가 이어지는 것이다. 지신밟기는 동네 주민들의 집을 찾아가 지신을 밟아서 잡귀를 쫓고, 복을 기원하는 정월 대보름 행사이다.

풍물패가 방문하면 집주인은 불을 켜고 이들을 맞이한다. “잡귀는 물러가고 연중 무사하고 만복만 들어오소.” 소리를 하면서 그 집의 부엌과 마당을 밟고 걸으며 춤을 춘다.

풍물패는 가가호호를 방문하면서 복이 깃들기를 빌고 한바탕 어울려 놀고 나면 잠시 휴식을 취한다. 집 주인이 음식과 술로 풍물패를 대접하면 이들은 잠시 목을 축인다. 이 날은 이렇게 “하루 종일 마을 곳곳을 돌며 먹고 노는 날”이다. 주민들은 개인뿐만 아니라 마을의 안전과 안녕을 기원하는 굴암제와 지신밟기 행사에 즐겁게 참여하고 있다.

[정보제공]

  • •  김공열(남, 1947년생, 동면 오동리 천운 마을 주민)
  • •  조효순(여, 1953년생, 동면 오동리 천운 마을 부녀회장)
  • •  최병철(남, 1953년생, 동면 오동리 천운 마을 이장, 화순 광업소 광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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