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6019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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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富川驛-素砂驛- |
영어의미역 | Between Bucheon Station and Sosa Station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경기도 부천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구자룡 |
[정의]
이경아가 경인선의 부천역과 소사역을 소재로 하여 지은 시.
[구성]
6연 30행으로 구성되어 있는 「부천역과 소사역 사이」는 경인선의 부천역과 소사역을 삶의 목적지에 비유하여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내면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내용]
창 사이로 시동거는 소리가 들립니다
사람들 말소리
난 아주 달콤한 잠을 잡니다
누군가에게서 지하철 표를 받습니다
눈을 못 뜨면 그 표가 달아날 것 같습니다
눈이 뜨이지 않습니다
온 몸에 찬 기운이 돌고
나의 손은 수영을 하듯 허우적댑니다
쨍그랑
나의 손은 거울 앞에 있었습니다
피조각을 쓸어담으며
아뿔싸
시간은 한 고개를 달려가고
난 잰걸음으로 문턱을 향합니다
이내 나의 발은 무릎이 되었고
무릎에 붉은 색이 그려진 그림 한 조각이 걸려 있었습니다
거리를 나왔습니다
부천역과 소사역 사이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합니다
어디로 가야 빨리 가나
난 부천역으로 갑니다
아 이런
지하철 안의 투명창이
나를 향해 속삭입니다
거기에는 껴진 치마자락을 거머쥔
달콤한 잠의 주인공이 서 있었습니다
부천역과 소사역 사이
난
늘 고개짓을 하고 있습니다
[의의와 평가]
현대인들은 무언가에 쫓기듯 한다고 모두들 얘기한다. 그러나 바쁜 일상 속에 자기를 돌볼 시간조차 없는데 누가 쫓아오는지 쫓는지 상관할 시간이나 있겠는가. 어쩌면 늘 목적지를 정하지 못하고 여기로 갈지 저기로 갈지 갈팡질팡 방황하며 산다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 어디로 가야 남들보다 빠르게 도착할 수 있는지 어떻게 가야 남들보다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는지 궁금한 삶들, 그 삶은 언제나 몽환적이다. 정확하게 갈 길을 모르는 인생은 꿈을 꾸듯 부정확하다.
창 사이로 시동 거는 소리가 들리는데 난 아주 달콤한 잠을 자고 있다. 그런데 누군가에게서 지하철 표를 받기까지 한다. 이경아의 시는 처음부터 부정확한 나를 그려내고 있다. 수영을 하듯 허우적대는 손이나 나의 발은 무릎이 되었다거나 부천역과 소사역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는 표현들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어디로 갈까 고민한 나는 정확히 부천역으로 가지만 사실은 그것도 부정확하다. 지하철의 투명창에 보이는 나는 껴진 치맛자락을 거머쥔 달콤한 잠의 주인공이었으므로 부천역에 간 것이 현실이었는지 꿈이었는지, 아니면 부천역에서 소사역으로 가는 사이 잠이 깼던 것인지 정확하지 않다. 부천역과 소사역 사이가 사실 아무것도 아닌 공간인 것처럼 우리는 늘 어느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삶은 늘 부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