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901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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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칭/별칭 | 달고소리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민요와 무가,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기도 시흥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정원철 |
[정의]
경기도 시흥 지역에서 장례 때 하관을 한 후 흙을 메우고 회를 다지면서 부르는 의식요.
[개설]
「회닫이소리」는 지금도 시흥시에서 종종 불려진다. 시흥의 「회닫이소리」는 마을 곳곳에서 행하여 왔다. 월곶동의 방연근이 부른 「달고소리」는 스토리가 기승전결로 잘 구성되어 있다. 조선 후기 문학 양식의 하나인 가사 작품을 회다지[흙에 회(灰)를 섞어 넣고 이를 굳게 다짐]하면서 부르는 격이다. 천천히 소리에 맞추어 등맞추고 배맞추며 다지다가 빠르게 부르는 「회방아소리」로 넘어간다. 방산동의 김인삼이 부른 「회닫이소리」는 「긴회다지소리」로 시작하여 빠른 조로 「사디오소리」를 부르고 「유회소리」로 마무리한다.
[채록/수집 상황]
「회닫이소리」는 2009년 시흥 상여소리 발표회에서 방연근이 선보였다. 김인삼은 2010년 제2회 시흥 상여소리 발표회, 2011년 국립민속박물관 시흥 상여소리 발표회와 제18회 경기도 민속예술제에서 발표하였다. 방연근은 소래포구에서 염부로 일하던 이에게서 「달고소리」 가사를 익혔다고 한다.
[구성 및 형식]
장지에서 하관하고 성토하면서 부르는 「회닫이소리」는 「달고소리」라고도 하며 통상 삼쾌[달고소리, 사디오소리, 유회소리]를 다진다. 이 역시 처음에는 광중(壙中)[시체가 놓이는 무덤의 구덩이 부분] 안에서 천천히 다지면서 부른다. 그러다가 광중에서 벗어나면 빠른 회닫이를 한다. 그러다가 다시 천천히 부르기도 하며 한 켜[케] 한 켜 다진다. 동네에 따라 흥겹게 밟는 「유회소리」를 하기도 하고, 어떤 동네에서는 마지막으로 새를 쫓는 소리를 하기도 한다.
[내용]
1. 방연근이 부른 「달고소리」
에혜 여라 달고 그 때가 어느 때나/ 국가는 태평하야 만인과거 보인다는 말을 부편에 넌짖듣고/ 노비 노속을 바삐 불러 행장기구를 차릴 적에/ 노비놈의 거동봐라 마고산간 들어가서/ 서산락에 솔질하여 청홍사 좋은 굴레/ 주목 상목 터럭 달고 말안장 지은 후에/ 호피도덕 맵새란다 도련님 치장을 볼작시면/ 삼단같은 고운 머리 반달같은 월영사[빗]로 사리살살 빗겨내려/ 전반같이 널리 땋고 갑사댕기 서구양 달아 끝만 물려 드렸구나/ 안주 명주 바지저고리 고향 낙외 속버선 몸짓자/ 삼겹 버선을 날출자로 지어신고 청사도포 은사띠는 소복 통에 졸라매고/ 나귀 등에 사뿐 올라 한양으로 올라올제/ 송동월에다 말을 메고 과장을 바라보니/ 글제가 걸렸는데 '봄춘자, 바람풍자' 그 글자로 채운하고/ 지락버락[쥐락펴락] 간지삼창 펼쳐놓고 청황모 무심필을 반중등 무심풀어/ 일필휘지 하였다가 삽시간에 바쳤더니 상시관이 받아 보시고/ 어허 그 글 매우 좋다 그저 두지는 못하리라/ 잘잘이 구절이요 구구이 관주로다/ 어전귀사 한 연후에 설명 삼자 불러내어 왼갖 벼슬 시키실제/ 동으로는 함경감사 서으로는 평양감사 북으로는 경기감사/ 그럭저럭 연만하야 벼슬을 하직하고 고향으로 내려와서/ 신농씨가 내신법을 농사 한철이 제일이라/ 농사기구 차릴 적에 물이 없는 건답이라 물이 있는 수답이라/ 건답수답에 심을 적에 어떤 베[벼]를 심었더냐/ 산으로 가면 산따라기 들로 가서는 들충벼/ 만리타국에 신역배 김포 통진은 멀따래기 여주이천 자채베[벼]/ 혼자 먹었다 돼지베 다 먹었다 등타래기/ 여기저기 심어놓고 찰베도 한번 심어보자/ 어떤 차를 심었던가 꽁꽁 푸드덕 장끼찰/ 어전 앞에 상모찰 한 발 두 발 베암 찰[긴것]/ 시내 개울에 자개 칠팔월에 먹는 가웨찰[한가위찰]을/ 여기 저기 심어 놓고 콩도 한번 심어보자/ 어떤 콩을 심었더냐 올콜졸콩 쥐눈이콩 이팔청춘 푸르대콩/ 독수공방에 홀애비 콩을 심어놓고 참깨들깨 드들깨는/ 이산 저산 화전놓고 가을철이 당도하야/ 아랫동네 선머슴 윗동네 선머슴/ 술과 밥을 많이 먹여 우멍낫을 쓱쓱 갈아/ 꽁무니에다 둘러차고 네귀 번듯 큰논에 가서/ 이논 베고 저논 베어 드렁드렁 걸었으니/ 앵무같은 여하이는[여자아이] 또아리 바쳐 여드리고[이고]/ 장독같은 저 영감은 지게 등으로 저들일적에/ 여주군사 하시는 말씀이 예라 그것 못쓰것다/ 쇠등으로 실어보자 어떤 소로 실었든가/ 우곡뿔이냐 작박뿔[소뿔]이냐 별베기냐 노고걸이냐/ 꽁지가 없구나 댕경소 불알이 없구나/ 고재소로 우걱지걱 실어다가 앞에 노적 뒤에 노적/ 담불담불 쌓아놓고 이 세상을 버렸구나
2. 방연근이 부른 「회방아소리」
에이여라 다알고/ 이산저산 꽃이 피니 온산이 붉을 홍자/ 개울가엔 올챙이떼 내자리에도 꽃피거라/ 사월이라 한식날에 자자손손 떼입히네/ 회를 섞어 다져다오 방아찧어 다지게라/ 사시하관에 오시발복 저 앞에 기름진평야/ 창공에는 뭉게구름 회방아를 찧어라/ 사절유택 만년유택 등맞추고 배맞추어/ 꽝꽝다녀 밟아라 에이여라 달고// 온산이 청록비단 바람불면 우수수수/ 맘편하니 아방궁일세 황학타고 찾아들던 황학루가 여기일세/ 봉황타고 찾아가던 광한전이 여기일세/ 성실근면 사회봉사 신선되어 만년유택/ 벗님네들 노래하게 지경다져 주추놓고/ 주추위로 기둥놓세 꽝꽝밟아 회다지고/ 배맞추고 등맞추어 봉황을 불러주게/ 에이여라 달고// 가을이라 소슬바람 황국단풍 호시절에/ 창고에는 추수나락 갓끈 위로 황금물결/ 낫갈아들고 사초하네 땀방울이 탐스럽네/ 팔월이라 한가위에 둥근 달이 비치는데/ 손자손녀 강강술래 나도 한번 뛰어보자/ 바람타고 하늘솟고 구름타고 극락가네/ 아미타불 합장위로 극락노을 한가하네 만년유택 다져주게/ 에이여라 달고// 부러진 삭정이 위로 흰눈이 퍼어얼펄/ 온세상이 은세계일세 노루새끼 겅중겅중/ 하얀토끼 깡충깡충 다람쥐는 먹이찾네/ 금이득지 폄지유택 자자손손 발복번영/ 북서풍에 바람들까 꽝꽝다져 회다질세/ 에헤여라 달고// 어머님전 살을빌고 아버짐전 뼈를 빌어/ 한평생을 살다가네 자식놓아 손자보니/ 내할일을 다하였네 벗님네들 잘있으소/ 사절유택 만년유택 에이여라 달고
3. 김인삼이 부른 「회닫이소리」
열시왕전 부런사자 에이헤이리 달고~// 일직사자 월직사자 열시왕에 명을 받아/ 한손에는 철봉들고 또한손에 쇠뭉치요/ 오라사슬 비껴차고 활등같이 굽은길로/ 화살같이 달려들어 닫은문을 박차면서/ 뇌성같이 소래하여 성명삼자 불러내니/ 혼비백산 나죽겠네 여보시오 사자님아/ 시장한데 점심하고 신발이나 고쳐신고/ 쉬어가자 애걸하니 어느사자 들을손가/ 에이헤이리 달고~// 애고답답 설운지고 정신차려 살펴보니/ 약탕관을 벌여놓고 지성구호 극진한들/ 죽을병을 살릴소냐 에이헤이리 달고~// 쇠뭉치로 등을치며 천방지축 몰아갈제/ 높은데는 낮아지고 낮은데는 높아진다/ 에이헤이리 달고~// 그럭저럭 십사일만에 저승원문 당도하니/ 우두나찰 마두나찰 소래치며 달려들어/ 인정달라 비는구나 인정쓸돈 반푼없다/ 의복벗어 인정쓰고 열두대문 들어가니/ 무섭기도 한량없고 두렵기도 측량없다/ 어두괴면 나찰들이 전후좌우 벌려서서/ 대상호령 기다린다 정신차려 살펴보니/ 최판관이 문서잡고 대상호령 기다린다/ 너희놈들 들어봐라 인간세계 나아가서/ 무삼공덕 하였느냐 바른대로 아뢰여라/ 높은산에 불당지어 염불공양 하였느냐/ 에이헤이리 달고~// 임금님께 극간하여 나라에 충성하고/ 병든사람 약을주어 활인공덕 하였으며/ 좋은곳에 집을 지어 행인공덕 하였느냐/ 에이헤이리 달고~// 좋은밭에 원두심어 행인해갈 하였으며/ 깊은물에 다리놓아 월천공덕 하였느냐/ 헐벗은이 옷을 주어 구난공덕 하였으며/ 목마른이 물을주어 급수공덕 하였느냐/ 에이헤이리 달고~// 만년유택으로 바쁜 길이 광광 다져 잘닫습니다/ 에이헤이리 달고~// 달고삼쾌만 잘다지면 상급술이 나리리다/ 여기오신 동포님네 네경 내경 밀지말고
4. 김인삼이 부른 「사디오소리」
에라 에이리 사디오~ 사신행차 바쁜 길이/ 중간참이 늦어간다 연연 소식이 무소식이라/ 다닥다닥 붙든정이 인정없이도 떨어졌네/ 차라리 죽었으면 이꼴 저꼴 아니볼걸
5. 김인삼이 부른 「유회소리」
에이여라 유~회~// 새가새가 날아든다 온갖잡새가 날아든다/ 말잘허는 앵무새가 춤잘추는 학두루미/ 새야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에이여라 유~회~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가정에 상사(喪事)가 생기면 매장(埋葬)을 결정하고 상여로 운구하여 회닫이를 하던 민속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매장지가 있고 상여를 준비할 수 있다고 하여도, 문제는 상여를 멜 상여꾼을 준비하기가 쉽지 않다. 건장한 청년일지라도 상여를 메어 본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상여꾼이 준비되어도 소리꾼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 다른 동네나 더 먼 곳에서 부르면 비용도 비싸다.
상여를 메고 장지까지 운구하는 것도 경험이 없으면 어려운 일인데, 오랫동안 하지 않던 일이라 사전 준비와 예행 연습까지 필요한 때문이다. 상여를 메지 않고 매장을 하면 「회닫이소리」를 메기고 받으면서 다지는 일은 없으며 인부들에게 돈을 주고 맡기는 것으로 바뀐다. 그런저런 이유로 점점 「회닫이소리」를 듣기가 힘들다.
[현황]
흔치 않지만 때때로 꽃상여로 시신을 운구하는 경우에도 「회닫이소리」는 간략하게 진행되는 정도이다. 지금은 회닫이 동작을 해 본 사람이 점차 사라지고 없기에 소리꾼이 메기면 여럿이서 흙을 밟는 의미로 회닫이를 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화장(火葬) 문화가 성행하기 때문에 이러헌 현상은 점점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마을에서 하던 「회닫이소리」를 공연 무대에 올리고, 공원 등에서 재현하는 등 보존과 전승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의의와 평가]
「회닫이소리」는 「상여소리」와 함께 의식요에 속한다. 과거의 마을 공동체 정신을 복원하려는 노력이 있는데, 여러 명이 막대를 들고 서서 이쪽저쪽 사람과 얼굴을 맞대고 동작을 통일하여 하는 「회닫이소리」는 민요로서의 가치뿐 아니라 무용처럼 통일감을 준다. 오늘날에는 사후에 화장을 하는 문화가 성행하여 매장 문화는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공원 등지에서 지역의 「상여소리」와 함께 「회닫이소리」를 하며 동작을 재현하면 요즘 현대인에게 꽤 흥미로운 관심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