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3005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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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上岩洞堂內- |
영어의미역 | Tug-of-war of Dangnae Village, Sangam-dong |
분야 | 생활·민속/민속,문화유산/무형 유산 |
유형 | 놀이/놀이 |
지역 | 전라남도 여수시 상암동 당내마을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준옥 |
[정의]
전라남도 여수시 상암동 당내마을에서 정월대보름에 하는 줄다리기 놀이.
[개설]
전라남도 여수시 상암동 당내 줄다리기는 1950년대 중반까지 주로 인근의 읍동마을과 함께 하였으며, 해방 직전에는 마을 내에서 남·여로 편을 갈라 1년에 몇 번 하기도 하였다. 마을 대항의 줄다리기였기 때문에 경쟁심이 대단했는데, 때로는 감정이 격앙되어 싸움이 발생하기도 했다.
해방 직전부터는 마을 안에서 남자와 여자로 편을 나누어 줄다리기를 하였다. 그러나 여자들이 수적으로도 많고, 또 남자아이들이 여자 쪽에 속하기 때문에 거의 남자편이 이기지 못하였다. 제보자들은 이런 식의 줄다리기를 두세 번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놀이도구 및 장소]
1. 줄드리기
줄다리기는 대개 짚이나 칡덩굴을 재료로 만든 줄을 이용했다. 줄을 만드는 것을 ‘줄드리기’라고 하는데, 우선 줄을 드리기 위해서는 짚을 걷는다. 짚은 보름날 아침 집집마다 농사의 규모에 따라 낸다. 실제 줄드리기는 보름날 오후에 시작되어 저녁쯤이면 완성된다.
암·수줄의 구분이 없으며 줄다리기는 ‘마을의 위신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크고 단단하게 만들려고 하였다. 줄은 세 사람이 한 조가 되어 ‘비줄’을 드린다. 한 사람은 줄 끝을 잡고 한 사람은 비비고 세 가닥이기 때문에 결국 아홉 사람이 드리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한 가닥이 20~30발 정도가 되면 세 가닥을 합해서 비빈다. 이때 접줄도 함께 만든다.
줄을 드릴 때는 마을의 부녀자들은 얼씬하지 못하게 한다. 만약 여자가 줄을 넘으면 부정 타며 재수가 없어서 지게 된다고 생각하였다. 줄을 드릴 때 「줄드리는 소리」를 하였다. “어여루 줄이야”로 뒷소리를 받는데 오래 된 일이라 많이 기억하는 이는 드물었다.
2. 줄어르기
정월 보름 저녁에 줄이 완성되면 마을 남자들은 줄을 메고 마을 안과 상대마을 부근까지 가서 시위를 한다. 이때 줄 위에는 앞소리 하는 사람을 태운다. 줄 머리에 해당하는 코 부분에 앞소리 하는 사람이 올라 탈 수 있도록 줄대를 하나 묶는다. 앞소리 하는 사람은 「줄 메는 소리」를 선창하며, 마을 사람들의 전의를 북돋으며 사기를 높인다. 또한 그는 줄을 총지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어르기가 시작되면 매구가 줄 주위를 돌면서 분위기를 고조한다. 이때는 마을의 남녀노소가 모두 나와 자기 마을의 기세를 한껏 과시한다. 보름날 저녁은 이렇게 어르기만 하고 줄다리기는 하지 않는다. 어르기가 끝나면 줄은 마을의 사랑방 마당에 잘 놓는다. 특별히 저녁에 줄을 지키지는 않지만, 혹시 수상한 사람이 접근하지 않는지 수시로 감시한다. 줄 어르기는 16~17일경까지 계속한다. 실제 줄다리기는 당내마을과 읍동마을의 중간쯤 되는 곳에서 이루어진다.
[놀이방법]
1. 어른들의 줄다리기
실제 줄다리기는 16일 밤에 시작되며 17일 밤에도 한다. 이틀에 걸쳐 하는 셈이다. 15일 저녁은 서로 줄을 어르고 16일에도 종일 줄을 어르다가 밤이 되면 당내마을과 읍동마을의 중간쯤 되는 곳에서 맞딱뜨리게 된다. 이곳에서도 한참동안 서로 자기편의 기세를 올리기 위해 매구를 치고 「줄 메는 소리」를 목청껏 부른다.
그러다가 줄을 연결시키는데 줄을 메고 있는 상태로 밀었다 당겼다 실랑이를 계속한다. 줄을 메고 있는 상태에서 줄을 연결하기 위한 줄 장난이 심하게 벌어지기 때문에 앞소리 하는 사람은 장난이 격렬해지면 얼른 뛰어내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크게 다치기 때문이다. 줄을 크고 여러 사람이 하기 때문에 간혹 줄밑에 발이 깔리는 등 부상을 당하기도 한다. 그래서 줄장난을 할 때는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며 한다.
암·수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서로 수줄이 되기 위해 다툼이 치열하다. 수줄이 되려면 우선 암줄(상대방의 줄)을 눌러야 하기 때문에 힘겨루기가 쉽게 끝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두 마을에서는 자기 마을에서 가장 힘이 세고 건장한 사내 4~5명을 앞소리 하는 사람이 타고 있는 줄대를 메게 한다.
줄대를 멘 사람들은 상대방의 줄이 가까이 접근하면 재빨리 잡아 누른다. 이어 자기편 코를 상대편 콧속으로 집어넣고 콧대를 박아버린다. 이렇게 되면 두 줄이 연결되며 순간 일제히 줄다리기가 시작된다. 자기편을 응원하는 매구소리와 ‘영차영차’ 힘을 모으는 소리가 진동한다.
승리를 위해 마을의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줄을 붙잡고 당긴다. 접줄이 부족하면 앞사람의 허리춤을 잡고라도 줄다리기에 참여한다. 줄다리기가 한창 진행되는 동안 상대방의 줄에 ‘칼집’을 내기 위해 기회를 엿보며, 또 상대방의 그런 기미를 서로 감시하기도 한다. 때로는 이런 일이 빌미가 되어 몸싸움으로까지 번지게 되는 경우도 있다.
승부는 한 판으로 결정된다. 땅 위에 표시된 경계를 기점으로 상대방의 줄을 끌어 오면 이기는 것이다. 마을 대항이라 승벽심이 대단했지만, 그래도 한번 승패가 결정되면 결과에 따라야 한다.
줄다리기가 끝나면 그 자리에서 술판이 벌어진다. 진 편 이긴 편 따로 없이 한데 어울린다. 매구를 치며 노래와 춤을 추며 한참 놀다가 각자 마을로 돌아간다. 이긴 편은 돌아오는 길에도 줄을 메고 노래를 부르며 의기양양하게 돌아온다. 마을에 와서도 여흥이 가시지 않아 또 술판을 벌인다. 진 편은 분함을 삭히지 못하여 다음날 오전부터 줄을 메고 다니며 싸움을 건다. 줄다리기는 17일 밤까지 계속된다.
지금부터 80~90년 전에는 당내·읍동·상암 등이 한편이 되어 진내마을과 줄다리기를 하였다. 보다 큰 규모의 줄다리기였다. 그때는 서로의 세금을 걸어놓고 하기도 하였다. 진 편이 이긴 편의 세금까지 대신 내야 했기 때문에 매우 격렬하였다.
2. 아이들의 줄다리기
어른들의 줄이 완성될 즈음 15~16세 정도 되는 사내아이들도 조그마한 줄을 만든다. 이 줄을 ‘작은 줄’이라 부른다. 이들은 “작은 줄”을 메고 동네안과 들판을 쏘다니며 「줄 메는 소리」를 부른다. 상대마을의 부근까지 가서 후리고 다니면서 시위를 한다. 그러다 상대마을 아이들 줄과 맞닥뜨리면 상대 아이들을 가운데 몰아넣고 자기들의 줄로 포위하여 감으려는 장난을 한다. 이를 후린다고 한다.
서로 포위되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겨룬다. 리더격의 한 아이가 “후리라”하고 고함을 치면 일제히 “야-”하고 소리를 지르며 후리기를 한다. 때로는 상대 아이들은 줄로 감아놓고 몸싸움을 벌인다. 겨루기를 하다 힘이 부치면 줄을 들고 도망가기도 한다. 아이들의 “작은 줄”은 코를 걸어 줄다리기를 하지는 않는다. 어른들의 줄다리기와는 별도로 연행되는 아이들의 놀이이다. 보름 경부터 시작해서 어른들의 줄다리기가 끝난 뒤 20일경까지 계속한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어느 편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든지 하는 관념은 없으며 마을 대항 줄다리기라든지 남녀대항의 줄다리기에 있어서도 서로 이기려고 하였다. 줄다리기가 끝나면 줄은 소먹이는 사람에게 판다. 팔아서 생긴 돈은 마을 기금으로 사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