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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 마을 둘러보기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6C010000
분야 지리/인문 지리
유형 마을/마을 이야기
지역 전라남도 화순군 도암면 도장리 도장 마을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옥희

[고당산과 해망산을 뒤로 하고 정천을 앞에 두고]

화순군 도암면 도장리 도장 마을은 화순군의 서쪽에 위치한 농촌마을이다. 2013년 현재 마을에서는 69가구에서 15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광주에서 가자면 칠구재를 넘어 화순읍 앵남리, 화순군 도곡면을 거쳐 마을로 가는 길과, 광주에서 너릿재를 넘어 화순군 능주면도곡면을 거쳐 가는 길이 있다. 나주에서 가자면 나주시 남평읍을 지나가는 길과, 나주시 다도면을 거쳐 가는 길이 있다.

도장 마을은 동북쪽으로는 고당산이 위치하며 동쪽으로는 해망산이 서쪽으로는 덕봉과 두루봉이 자리하고 있다. 동쪽으로는 쌍옥리, 서쪽으로는 나주시 남평읍, 남쪽으로는 벽지리 벽동 마을, 북쪽으로는 운월리 복구래 마을이 있다.

지방도 817호선을 타고 운월리에서 도장 마을로 가다보면 조개 바우 못 미쳐 넓적한 바위 3개를 볼 수 있다. 전라남도 기념물 제226호로 지정되어 있는 화순 운월리 및 도장리 지석묘군이다. 고인돌이 입지한 곳은 고당산과 정천 사이에 분포하는 곡간지이다. 선사 시대부터 이곳에 사람들이 거주하였음을 알 수 있는 유물이다.

고인돌을 지나 조금만 가다보면 정천 기슭의 조개 바우를 만날 수 있다. 조개 모양을 쏙 빼닮은 조개 바우는 아이들이 특히 좋아했던 장소다. 누구나 어렸을 때 조개 바우에서 다이빙하고 젖은 몸을 말리기도 했던 추억을 갖고 있다.

조개 바우 위쪽에는 신와 진주 김공 효행비가 세워져 있다. 신와공은 부모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가마니를 짜서 영산포 시장까지 내다파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전한다.

조개 바우 위쪽 산기슭에는 백파정이 자리하고 있다. 백파정은 조선 말기 진사 벼슬을 한 김재탁 선생이 띠집을 지어놓고 소요하던 곳으로 수많은 문사들이 이곳을 찾았다. 팔작지붕 평기와 건물로 정면 2칸, 측면 2칸의 아담한 크기인데 누정 곳곳에 문사들의 현판과 시문이 빼곡이 걸려있다. 백파정 위쪽 산몰랭이에서는 1980년대까지 아낙네들의 봄날 잔치인 화전놀이가 행해졌다.

도장 마을 앞으로 흐르는 정천은 천태산에 발원하여 영산강으로 통하는 샛강이다. 정천은 아이들의 물놀이터로, 아낙네들의 빨래터로 오랜 세월 동안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해왔다. 정천에는 두 개의 다리가 놓여있다. 독무지기길로 연결되는 도장교와 아내미길로 연결되는 해망산교이다. 도장교는 1974년 경에 놓은 것이고 해망산교는 1998년에 놓은 것이다. 다리가 놓이기 전에는 도장교 아래에 놓인 돌다리(노두)를 건너야 마을로 들어갈 수 있었다. 여름에 장마가 져서 정천의 물이 많아지면 마을 사람들은 백파정 쪽으로 먼 길을 돌아 마을로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한다.

도장 마을은 정천을 따라 놓인 천태로를 사이에 두고 마을이 나뉘어져 있다. 운월리쪽에서 바라보면 좌측에는 독무지기(마을)와 아내미(마을)가 있고 우측에는 대밑애(마을)가 있다.

[독무지기 길과 아내미 길을 따라 가다]

해망산교 입구에는 도장 마을 표지석이 서있고 초록색의 도장리 밭노래 마을 안내도가 선명하다. 안내도에는 도장 마을 사람들에게 중요한 삶의 공간들이 표시되어 있다. 해망산교를 넘어 마을로 들어서면 길 옆으로 효열과 실적을 기리는 7기의 비석이 즐비하게 서있어 유서 깊은 마을의 분위기를 감지하게 된다.

마을공터 왼쪽에는 도장 마을 회관이 자리하고 있다. 1996년에 1층을 건축하고 2007년 2층을 증축하여 연건평이 433여㎡에 달하는 화순군에서는 가장 규모가 큰 마을 회관이다. 마을 회관의 외관은 서양식 카페모양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마을 사람들이 예부터 사용하던 물건을 전시해놓은 생활사 박물관, 많은 책을 보관하고 있는 도서관, 친환경 농산물을 전시 및 판매하는 특산물 전시장, 시스템 부엌이 갖추어진 식당 등 그 면모가 다양하다. 마을 회관은 커뮤니티 센터로, 게스트 하우스로, 밭노래 마을 식당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2006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는 도장골 밭노래 한마당 축제도 마을 회관을 중심으로 행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농촌 체험 행사도 다채롭게 이루어지고 있다.

아내미길을 따라 위로 올라가다 보면 새로 지은 주택이 있는데 이곳은 몇 년 전까지 방앗간이 있었던 곳이다. 이곳에서는 도장 마을 축제 때 마을 사람들의 사진을 전시한 사진전이 열리기도 했던 곳이다.

조금 더 위쪽으로 올라가면 왼쪽에는 도자기 공방과 마을 노인정이 있다. 노인정은 2011년 까지는 마을 창고로 쓰였는데 2012년에 리모델링을 하여 일부는 마을의 어른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일부는 도자기 공방을 마련하였다.

노인정 맞은편에는 유선각과 농산물 가공 체험장이 자리하고 있다. 유선각은 한여름에도 시원한 바람이 부는 곳으로 마을 사람들의 쉼터가 되는 곳이다. 그 옆에 있는 농산물 가공 체험장은 소박하지만 현대식 농산물 가공 시설을 갖춘 곳으로 떡 만들기, 고추 방아찧기, 두부 만들기 등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1996년 마을 회관을 짓기 전까지는 마을 회관이었다. 예전에는 이곳에서 마을문고를 운영하고 마을의 어른들을 모셔놓고 민요를 배우기도 했다고 한다.

노인정 인근에 진주 김씨 종가집인 김기화 씨 집, 진주 형씨 종가집인 형광호 씨 집, 외지인으로 도장 마을로 들어와 살고 있는 은우근 씨 댁 등 많은 가옥들이 자리하고 있다.

유선각 오른쪽 앞으로는 전답들이 펼쳐져 있다. 삿갓봉 아래에 위치한 논은 도포배미라고 부르는데, 이곳은 6·25 전쟁 때 마을 사람 18명이 국군 제 11사단 20연대 병력에 의해 무고하게 목숨을 잃은 민간인 학살이 일어났던 장소이다. 이를 추모하여 마을에서는 2011년부터 민간인 학살 희생자를 위한 위령제를 지내오고 있다.

삿갓봉 오른쪽 산 아래쪽 밭에 고인돌로 추정되는 커다란 바위가 눈에 띈다. 마을 사람들은 이 바위를 시루바우라고 부른다. 마을 사람들에게 기자 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했던 바위로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들이 바위 아래쪽을 파는 것을 본 사람들이 있다.

시루바우가 위치한 밭 주변은 지금은 고추, 콩, 옥수수 등 다양한 작물들이 재배되고 있지만 1970년대 까지만 해도 다 목화밭이었다. 목화농사는 다섯 번을 매야 일년 농사가 끝난다고 한다. 도장 마을에서는 목화밭을 매면서 불렀던 어머니들의 노래와 길쌈 노래, 각종 의식요, 유희요 등 토속 민요를 80 여곡이나 보유하고 있다. 1980년대 도장 농우회 회원들이 마을의 민속 문화에 관심을 갖고 수집해 놓은 것이다.

아내미와 독무지기 길을 따라 죽 올라가면 마을 끝에 이른다. 밧도장굴 대밭은 진주 김씨가 시거하던 곳이며 작은 농로들을 따라 걸으면 운월리로 넘어가는 동박굴재에 이르게 된다. 동박굴재에는 몇 년 전 농부들이 일하다가 쉴 수 있도록 아담한 모정을 지어놓았다.

[대밑애 길을 따라가다]

천태로 우측의 아내미 길로 들어가면 김영하 선생과 김용상 선생을 기리기 위한 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일제 강점기 대한 광복단의 일원으로 독립 자금을 모으는 일을 하다 감옥에 수감되어 온갖 고초를 당했던 선생을 기리기 위해 2007년에 건립한 것이다.

추모비 위쪽으로 난 길을 따라 비탈길을 오르면 1959년에 세워진 도장 교회가 자리하고 있다. 추모비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가면 주민들이 살고 있는 가옥들이 이어진다. 그 길에 김성인 유정자 부부의 한우사육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녹색농촌 체험 마을 사업의 한우 체험장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길을 따라 걷다보면 논 가운데 좁은 길이 나있고 그 길의 끝에는 낮은 동산이 있다. 동산에 그림처럼 자리한 모정은 도장 마을 사람들에게는 또 하나의 쉼터이다.

대밭에 길을 따라 걷다가 모퉁이를 돌아 산길을 오르면 덤밭골로 이어진다. 덤밭골에는 옛날 마을 상여를 보관하던 상여집이 있었다. 그 건너편 부엉바우 부근과 미영밭 바우에서 쉬엉목골로 가는 길 옆의 배암바우 부근에 고인돌 채석장으로 보이는 바위들이 있다.

아내미길, 독무지기길, 대밑애길! 도장 마을의 길을 따라 걸으며 마을을 둘러보면 오랜 역사를 품어온 마을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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