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7000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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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文學 |
영어공식명칭 | Literature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강원도 삼척시 |
집필자 | 남기택 |
[정의]
강원도 삼척시와 직간접 관련 있는 작가에 의하여 창작되어 삼척 지역에서의 직접 경험과 삶 또는 인간의 사상과 정서를 형상화한 언어 예술.
[개설]
삼척시의 문학은 우선 삼척 지역과 직간접 관련 있는 작가에 의하여 창작된 언어 예술이라 할 수 있다. 또 삼척 지역에서의 직접 경험과 삶 또는 그로부터 비롯된 사상이나 정서를 주제 또는 소재로 한 작품이다. 삼척 지역의 문학은 신라 향가 「헌화가(獻花歌)」와 「해가(海歌)」의 배경이나 고려조 이승휴(李承休)[1224~1300]의 저작에서 그 연원을 찾을 수 있다. 수로부인(水路夫人)을 둘러싼 일화가 비롯된 장소가 삼척 인근이라는 지적이 있고, 이승휴의 『제왕운기(帝王韻紀)』가 집필된 장소가 삼척시두타산구동임도 잘 알려져 있다. 이후 죽서루(竹西樓)를 비롯한 지역 명소가 여러 한시에 인용된 흔적은 삼척시의 문학 전통으로 전유되고 있다. 현대 관점의 문학 활동이 본격 전개된 것은 1960년대에 이르러서이다. 이때부터 본격 정립된 삼척시의 현대 문단은 오늘날까지 견고한 조직 구조 속에서 활발한 문학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선사시대]
삼척시에 구석기시대 유적이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구석기시대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하였음을 알 수 있다. 원시 종합예술의 흔적은 주변 국가와의 교류를 근거로 추론된다. 삼척 지역은 진한(辰韓), 변한(弁韓)과 교류하였기 때문에 비슷한 형태의 가무가 생겨났으리라는 것이다. 나중에 실직국(悉直國)과 관련된 서사문학은 진한과 관련된 것이고, 수로부인에서 연유하는 「헌화가」와 「해가」는 변한과의 교류 및 영향 관계를 보여 준다.
[삼국시대]
삼척 지역에는 고대국가 실직국이 존재했다. 실직국은 삼척 지역 역사의 정체성과 문화 고유성을 상징하는 시원이 되고 있다. 실직국은 102년(파사왕 23) 신라에 합병되었다. 실직국 흥망의 역사는 곧 실직국 서사문학의 뿌리가 되고 있다.
우산국(于山國)은 삼국시대 때 울릉도에 있던 나라이다. 512년(지증왕 13)에 신라 실직주(悉直州) 군주(軍主) 이사부(異斯夫)에 의해 복속되었다. 이와 관련해 전해지는 목사자(木獅子) 이야기에는 중요한 문학 요소가 담겨 있다. 목사자로 위협해서 우산국 사람들을 복속시켰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함축된 전투 및 복속 현황, 회군 관련 이야기 등은 독도와 관련된 상상력의 원천이 되고 있다. 또 삼척 지역의 문학 특징인 해양문학의 배경이라 할 수 있다.
향가 「헌화가」와 「해가」 역시 삼척 지역에 근거한 것으로 전유되는 대표 작품이다. 신라성덕왕 때 순정공(純貞公)이 수로부인을 대동하고 경주를 떠나 강릉태수로 부임하는 길에 발생한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두 작품은 『삼국유사』를 통해 전해지고 있다. 『삼국유사』의 기술 내용을 근거로 「헌화가」와 「해가」의 창작 배경이 삼척시이고, 창작 주체가 지역 주민임을 알 수 있다.
통일신라 시대에는 산신(山神)이 거처하는 신령스러운 산으로 태백산이 숭배되었다고 한다. 태백산 숭배 사상은 조선 전기 성현(成俔)[1439~1504]의 시문집인 『허백당집(虛白堂集)』에 전하는 ‘신당 퇴우설(神堂退牛設)’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태백산 숭배 사상은 국토와 자연 예찬의 배경인 동시에 자연주의 문학의 중요한 모티브가 되고 있다. 또 삼척시 문학의 특징 가운데 하나인 산간문학의 배경이라 할 수 있다.
[고려시대]
고려 충렬왕 때 이승휴는 삼척시에서 『제왕운기』를 저술했다. 『제왕운기』는 우리나라와 중국의 역대 사적을 칠언시로 기술한 사서(史書)로, 흔히 역사 서사시라고 일컬어진다. 『제왕운기』의 산실이 삼척시라는 사실은 삼척시 문학을 설명하는 중요한 지표이자 문화 상징이다. 이승휴의 고향 역시 삼척시라고 전해진다. 오늘날 가리 이씨(加利李氏) 시조로 등재되어 있는 이승휴의 출신지가 삼척시라는 근거는 없다. 그러나 현재 가리 이씨 본관인 성주(星州)에서는 이승휴의 연고를 찾아보기 어렵고, 실제 이승휴는 인생의 많은 시간을 외가인 삼척시의 두타산 기슭 귀동(龜洞)에서 보냈다. 이처럼 이승휴의 고향이 삼척시라는 사실은 『제왕운기』의 정신을 삼척시 문학의 지표로 삼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삼척시의 자연과 명승지는 다양한 한시로 표현되었다. 한글 창제 이전인 고려시대부터 삼척시의 자연이나 명승지 묘사는 한시에 빈번하게 등장해 왔다. 이처럼 한시는 삼척시 고전문학의 대표 양식이라 할 정도로 뿌리가 깊어서 삼척시 문학의 초석이라고 평가 받고 있다. 대표로 이승휴를 비롯하여 김극기(金克己), 이곡(李穀)[1298~1351], 안축(安軸)[1282~1348], 정추(鄭樞)[1333~1382], 이달충(李達衷)[1309~1384] 등의 작품에서 삼척시를 소재로 한 한시를 찾아볼 수 있다.
[조선시대]
훈민정음으로 쓴 최초의 작품이자 송영가(頌咏歌)인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는 그 역사적 배경이 삼척시와 관련된다. 삼척시 활기리(活耆里)에 있는 목조(穆祖) 유허지, 준경묘(濬慶墓)와 영경묘(永慶墓)에 얽힌 이성계 왕위 전설 등이 「용비어천가」의 문학 배경이 된다.
조선 중기에 신광한(申光漢)[1484~1555]이 지은 한문 소설 「최생우진기(崔生遇眞記)」도 삼척시와 밀접한 관련에 있다. 『기재기이(企齋記異)』에 실려 있는 「최생우진기」는 삼척시의 두타동천(頭陀洞天)인 무릉계곡(武陵溪谷)[현 강원도 동해시 삼화동에 있는 계곡]을 배경으로 주인공 최생의 신선 체험을 허구화한 것이다.
조선 중기의 문신 정철(鄭澈)[1536~1593]이 지은 기행 가사 「관동별곡(關東別曲)」에는 삼척시의 죽서루가 묘사되어 있다. 「관동별곡」은 1580년 1월 강원도 관찰사로 원주에 부임한 송강정철이 3월에 죽서루를 비롯한 관동팔경(關東八景)과 내금강, 외금강, 해금강을 유람하고 지은 작품이다. 가사 구절에 명승지로서의 죽서루를 비롯하여 삼척시의 자연, 역사, 민속을 그려 놓았다.
여류 시인 이옥봉(李玉峯)은 삼척 지역 여류 시단 형성의 초석을 쌓은 인물로 평가된다. 이옥봉은 선조 때 옥천(沃川)군수를 지낸 의병장 이봉(李逢)의 서녀(庶女)로, 삼척도호부 부사를 지낸 조원(趙瑗)[1544~1595]의 소실(小室)이 되었다. 이옥봉은 한시 32편이 수록된 『옥봉집(玉峰集)』을 『가림세고(嘉林世稿)』의 부록으로 남겼다. 『옥봉집』에 삼척시와 관련된 한시가 포함되어 있다.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許筠)[1569~1618]은 1607년(선조 40)에 삼척도호부 부사로 잠시 재직할 때 한시 13편을 지어 『진주고(眞珠藁)』라고 묶었다. ‘진주’는 삼척시의 옛 이름이다. 부친과 장인 역시 삼척도호부 부사를 지냈기 때문에 허균 문학에서 삼척시는 각별하다.
허목(許穆)[1595~1682]은 삼척부사 시절인 1662년(현종 3)에 삼척부 읍지인 『척주지(陟州誌)』를 편찬하였다. 『척주지』는 삼척시의 역사와 문화 정체성을 표현하는 기초 자료로 평가 받고 있으며, 시문과 문장으로 삼척시를 알렸다는 점에서 문학 의미가 있다.
이 밖에 단오 제사 오금잠제(烏金簪祭)에서 부르던 「오금잠가(烏金簪歌)」, 1704년(숙종 30)에 권섭(權燮)[1671~1759]이 지은 기행 가사 「영삼별곡(寧三別曲)」, 작가 미상의 기행 가사 「척주가(陟州歌)」 등도 삼척 지역과 관련된 문학 양상으로 기록되고 있다.
[근대·현대]
근대·현대 관점의 문학 활동이 본격 전개된 것은 1960년대에 이르러서이다. 이는 한국 근대·현대 문학의 형성 시점과 비교할 때 다소 늦은 경향이다. 근대·현대 문학 초기의 다단한 현상으로부터 삼척 지역이 배제된 원인은 무엇보다 ‘근대’라는 제도의 성격과 연관될 것이다. 식민지 근대와 전후 혼란 등 근대사의 특수성 속에서 삼척시는 근대 미학을 실현하는 문학 관련 '사건’이 발생할 만한 계기를 오래도록 맞지 못하였다. 서울을 중심으로 형성된 한국 사회의 기형 구조 속에서 문학 마당으로부터의 소외는 비단 삼척시만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1960년대부터 본격 정립된 삼척 지역의 현대 문단은 오늘날까지 견고한 조직 구조 속에서 활발한 문학 활동을 하고 있다.
삼척 지역의 문단이이 형성되고 전개되는 과정에서 주목할 만한 사건은 동예(東藝)문학회[1961]와 불모지(不毛地)문학회[1964]의 결성, 이들을 잇는 두타(頭陀)문학회[1969]와 삼척문인협회[1991] 창립 등이다. 물론 그 이전에도 출향 문인의 개별 활동 속에서 지역 체험은 전거되고 있었다. 그럼에도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는 현대 문단의 흐름은 두타문학회와 삼척문인협회가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삼척시와 동해시의 일부 문인을 중심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활동하고 있는 '작가 동인 동안'은 종합 계간지를 발행하는 등 문학 마당의 다양성을 증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