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6013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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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農謠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충청남도 예산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명재 |
[정의]
충청남도 예산군 지역의 농부들이 논밭에서 농사일을 하며 부르는 노동요.
[개설]
노래는 삶 속에서 나와 삶을 표출한다.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우리나라는 농경사회가 바탕이었고, 이 땅의 농민들은 농사의 현장에서 만나고 느끼는 것들을 노래, 곧 농요에 담았다.
농요의 공간적 배경은 농사 현장이다. 농사 현장의 중심은 곡식이 자라나는 논과 밭이며, 이를 준비하고 거두어들이는 공간인 마당이다. 그곳에서 벌어지는 농사의 실제와 정서는 농요의 내용이 된다. 농사의 실제는 농사가 시작되기 전의 준비 상황과 논밭에서 이루어지는 농경의 과정, 곡식을 거둬들이는 현장의 모습이 된다. 더불어 가축 기르기와 관련된 것이 있고, 나물을 뜯거나 거름을 준비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이러한 농요의 내용 속에는 농민들의 정서가 담겨 있다. 농사일의 고됨이 담겨 있고, 풍요로운 추수에 대한 기대가 담겨 있으며, 일에 대한 자부의 정서가 담겨 있다.
이러한 농요는 우리나라 전통 노래의 중심에 서 있다. 우리나라 민중의 삶이 농경 위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현재 전하는 민요의 대부분이 삶의 중심이었던 농요와 관련되어 있고, 그런 농요 속에 한국인의 전통 정서가 담겨 있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농요를 국가무형문화재 제84호로 지정하고, 각 지역의 개별 농요도 국가무형문화재나 지방무형문화재로 지정하여 보존과 관리에 힘쓰고 있다.
특히 예산군은 전통적인 농업 지역이었다. 예산 서부는 예당평야를 이루는 평야 지역으로 논농사를 주로 하였으며, 동부 지역은 차령산맥의 지류가 지나는 곳으로 밭농사가 주로 이루어졌다. 이런 까닭으로 농업과 관련한 수많은 갈래의 노래가 전해져 불려 왔다. 하지만 산업화와 근대화, 기계화에 떠밀려 농업이 주류에서 밀려나면서 농요는 급속도로 사라져 갔다.
[특징]
농요는 첫째, 집단성, 구비문학적 성격을 띠고 있다. 농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적인 힘을 요구한다. 농사는 크게 전국적 산업이었고, 구체적으로는 지역의 촌락을 단위로 하여 이루어졌으며 최소한 가족 단위의 집단으로 이루어지는 산업이었다. 이런 까닭으로 농요는 지역이나 마을 단위로 불렸다. 농요 가운데 가장 많이 전하는 노래는 논농사와 관련된 것으로 모내기소리나 벼베기소리, 타작소리가 대표적인 것이며, 이들은 집단 노동요로서의 특징을 잘 보여 준다. 그리고 전통사회의 민중은 문자 생활과는 거리가 멀었기에, 농요는 수백 년 이상 민중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고, 그 가락과 내용은 소리꾼이나 현장의 상황에 따라 윤색되었다.
둘째, 내용적인 면에서 농요는 농사와 관련되어 있다. 주요 내용은 농사의 절차에 관한 것으로 대부분의 농요에는 일의 순서가 나열된다. 논매기소리라면 논매기는 언제 이루어지는지, 그 순서는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기는 것이다. 그 밖의 농요는 ‘농사일의 고단함, 일에 대한 자부심, 농사 장려, 기대’ 따위의 내용을 담고 있다.
셋째, 구성적인 특징은 선후창으로 이루어지는 노래가 많다는 것이다. 소리꾼이 사설이 담긴 노래를 선창하면 여러 사람이 받아 후렴구를 부르는 식이다. 노래는 때로 노래 끝부분에 자진소리가 이어지기도 하지만, 대체로 계면조[육자배기조]나 메나리조가 주를 이룬다. 계면조는 중모리장단/중중모리장단으로 소리를 길게 뽑는 것이고, 메나리조는 소리를 길게 하며 목청을 떠는 것으로, 두 소리 모두 구성지면서 구슬픈 정서를 담아낸다.
넷째, 미학적인 측면에서는 음악적 세련미와 해학성을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농요는 일의 능률을 올리는 기능적인 요소가 강하지만, 전문 소리꾼이 부르는 농요는 때로는 음악성이 뛰어나다. 또한 여러 농요의 가사에는 해학성이 뛰어난 재담이 들어 있어 예술적 요소로 작용한다. 농요는 때로 노동을 하지 않을 때에도 흥겹게 불렸는데, 이는 음악적 요소와 해학적 요소가 흥겨움을 일으키기 때문이었다.
다섯째, 일의 능률을 올리고 흥을 돋워 일의 고단함을 풀어 주는 기능적인 특징이 있다. 농요는 주로 일이 마무리될 때 불린다. 예를 들어, 한 논에서 일을 마치고 다른 논으로 옮겨 갈 때, 오전 일이 끝나 가고 새참이 나올 무렵, 일이 마무리되는 저녁 무렵에 주로 불린다. 특히 일이 마무리될 무렵은 농부들이 지쳐 있을 때인데, 이때는 소리꾼이 소리를 메기고 농부들은 힘차게 소리를 받으면서 힘을 낸다. 노래의 흥겨움이 고된 몸이 잊게 하고 다음 일을 위한 활력이 생기게 하는 것이다.
[갈래]
농요는 대략 논농사 소리와 밭농사 소리로 구분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는 밭농사가 많았지만, 그 중요도나 집단적 노동의 성격상 논농사소리가 주를 이룬다. 논농사소리는 「논 가는 소리」, 「논 삶는 소리」, 「거름 내는 소리」, 「논 고르는 소리」, 「못자리 만드는 소리」, 「볍씨 뿌리는 소리」, 「모 찌는 소리」, 「모 심는 소리」, 「논매는 소리」, 「새 쫓는 소리」, 「벼 베는 소리」, 「타작하는 소리」 등 다양하며, 밭농사소리 또한 「밭 가는 소리」, 「밭 일구는 소리」, 「밭 고르는 소리」, 「거름 내는 소리」, 「거름 밟는 소리」, 「밭 매는 소리」, 「보리타작하는 소리」, 「도리깨질하는 소리」 등 다양하게 전해진다.
이 밖에도 농사와 관련한 농요로는 「나물 캐는 소리」, 「풀 베는 소리」, 「풀 등짐 소리」, 「갈짐 지는 소리」, 「풀 써는 소리」, 「말 모는 소리」, 「소 모는 소리」, 「방앗소리」 등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채록/현황]
예산군은 전통적인 농업 지역이었다. 예산 서부는 예당평야를 이루는 평야 지역으로 논농사를 주로 하였으며, 동부 지역은 차령산맥의 지류가 지나는 곳으로 밭농사가 주로 이루어졌다. 이런 까닭으로 농업과 관련한 수많은 갈래의 노래가 전해져 불렸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 접어들어 산업화와 근대화, 기계화에 떠밀려 농업이 주류에서 밀려나면서 농요는 급속도로 사라져갔다. 아직도 농요를 기억하는 노인들이 적지는 않지만 이를 채록하는 작업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예산 지역에서 농요를 기억하는 사람은 대술면 장복리에 거주하는 조종술, 신양면 신양리에 거주하는 이기선, 대흥면 상중리에 거주하는 노성환, 삽교읍 신리에 거주하는 장기순 등이다. 이들이 부르는 것을 한국교원대 최원식 교수가 1999년 6월과 7월에 직접 찾아가 「논매기소리」 세 수와 「개상질소리」 한 수, 「방앗소리」 한 수 등을 채록하였다. 이 농요는 2001년에 펴낸 『예산군지』 중 ‘구비문학 편’에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