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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팔기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601898
이칭/별칭 매서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지역 전라남도 화순군
집필자 박종오

[정의]

전라남도 화순 지역에서 정월 대보름에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더위를 파는 풍속.

[개설]

정월 대보름 아침에 상대방의 이름을 불러 상대방이 대답하면 ‘내 더위, 니 더위’라고 말을 하여 그해 자신이 탈 더위를 상대방에게 전가시키는 데, 이를 더위팔기라 한다. 한편 상대방이 대답 대신에 ‘내 더위, 니 더위’라고 말을 하면 이름을 부른 사람이 상대방의 더위를 대신 받게 된다고 여긴다. 무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이겨내고자 하는 마음을 담은 풍속이라 할 수 있다.

[연원 및 변천]

언제부터 더위팔기 풍속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경도잡지(京都雜志)』에는 “이날은 꼭두새벽부터 갑자기 상대방을 불러 대답하면 ‘내 더위 사가라’고 한다. 그래서 온갖 꾀를 내어 불러도 응하지 않는다. 육방옹(陸放翁)의 시에 ‘정원에서 주사위 놀고 떠들며 새해맞이가 한창인데 춘곤(春困) 파는 아이들은 새벽같이 일어난다.’고 하였는데, 그 시의 주석에 ‘입춘 새벽에 서로 불러 춘곤을 판다.’고 한 것을 볼 때, 지금 풍속인 정월 보름날의 더위팔기도 이런 종류인 것 같다.”라고 기록하여 그 기원과 풍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와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 각각 “아침 일찍 일어나서 사람을 보면 갑자기 상대방을 불러보고 상대방이 대답을 하면 곧 ‘내 더위 사라’고 하는데, 이것을 더위팔기[賣暑]라고 한다. 이렇게 해서 더위를 팔면 그해에는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므로 온갖 방법을 다 써서 불러도 대답을 하지 않아 이것 때문에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고 서로 즐겁게 놀게 된다.”, “부녀자나 아동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 친한 사람을 만나면 급히 부른다. 그 사람이 응답하면 곧 ‘내 더위 사라’고 한다. 불러도 지나가고 응하지 않으면 팔지 못한 것이다.”라고 하여 더위팔기 풍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보면 조선 시대도 더위팔기는 보편화된 풍속임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절차/풍속]

더위팔기의 내용을 살펴보면 강제적으로 상대방에게 자신이 탈 더위를 떠넘기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전라남도 화순군 화순읍 연양리 양촌 마을에서는 대보름날 아침에 친구를 만나면 ‘아무개야!’ 하고 불러서 대답을 하면, “내 더위, 니 더위” 하고 말하여 더위를 파는데, 이렇게 더위를 팔면 그해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한다. 전라남도 화순군 춘양면 양곡리 단양 마을에서는 대보름날 아침에 이웃 친구를 만나서 ‘아무개야’ 하고 이름을 불러 대답하면, “내 더우”라고 말한다. 이렇게 하면 그해 더위를 친구에게 판 것이 된다고 여긴다. 전라남도 화순군 이서면 야사리 용호 마을에서는 대보름날 아침에 누구든 먼저 부른 사람이 상대방이 대답을 하면 “내 더우, 니 더우”라고 말하는데. 이렇게 되면 그해 더위를 상대방에게 파는 것이 된다. 그러나 상대방이 알아차리고 대답을 하는 대신, 바로 “내 더우, 니 더우.” 하고 먼저 말해 버리면 상대방의 더위를 산 것이 된다고 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대보름에 이루어지는 더위팔기는 소위 언령주술(言靈呪術)을 근간으로 한 예방적 속신 행위라 할 수 있다. 여름철 뙤약볕 밑에서 농사일을 해야 했던 농경사회에서 사람들은 여름철 더위를 이겨내야 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방법들을 행했는데, 더위팔기도 주술적 힘을 빌려 여름을 이겨내고자 했던 풍속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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