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6019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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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문화유산/무형 유산 |
유형 | 작품/민요와 무가 |
지역 | 전라남도 화순군 |
집필자 | 이옥희 |
전라남도 화순군 능주면 잠정리에서 전승된 집짓기 노래.
집은 인간의 삶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공간이다. 이사가 흔하지 않았던 전통 사회에서는 더욱 그러했다. 현대에는 집을 짓는 건설업체가 따로 존재하지만 예전에는 전문적인 기술자를 제외하고는 마을 사람들이 함께 집을 짓는 과정에 동참했다. 농사일을 할 때 두레를 만들어 들노래를 불렀듯이 집을 지을 때는 집짓기 노래를 불렀다. 노래를 부르는 행위는 작업의 능률을 높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하도록 해주었다.
1993년 『화순의 민요』에서 화순군 능주면 잠정리에서 전승되었던 집짓기 노래가 채록되었다.
집짓기 노래는 무거운 짐을 나를 때 부르는 목도 노래, 집터를 다질 때 부르는 지경돋우기 노래, 흙을 고를 때 부르는 가래질 노래, 상량을 할 때 부르는 상량 노래, 성주를 올릴 때 부르는 성주 노래 등 집짓기 전 과정에 관한 노래가 수록되어 있어 매우 긴요한 자료이다. 채보는 되어있지 않고 가사만 수록되어 있다.
1. 목도 노래
아아 어기엉차/ 뫼시여라 뫼시여라 어아 어기엉차/ 수신을 뫼시여라 어아 어기엉차/ 당상학발 천년수라 어아 어기엉차/ 영웅호걸 뫼시여라 어아 어기엉차/ 시중천자 뫼시여라 어아 어기엉차
2. 지경 돋우기 노래
에헤야 상사뒤야/ 가만히 들었다 꽝꽝 놓게 에헤야 상사뒤야/ 여기도 찍고 저기도 찍고 에헤야 상사뒤야/ 여기 조기 골고루 찍어보세/ 무등 줄기 능주 벌판에 에헤야 상사뒤야/ 기암절벽이 부귀영화라 에헤야 상사뒤야/ 명당이로다 우리 자리가 에헤야 상사뒤야/ 만수무강할 명당일세 에헤야 상사뒤야
3. 가래질 노래
우겨라 어와 어기 영차/ 이 가래로 들보 밑도 골라보세 우겨라 어와 어기 영차/ 높은데 가서 흙을 파 깊은데 고르고 우겨라 어와 어기 영차/ 서로 힘을 모아 기운차게 잡아 당기세 우겨라 어와 어기 영차/ 우리 모두가 상량 밑도 골라보고 우겨라 어와 어기 영차/ 이 가래로 들보 밑도 골라 보세 우겨라 어와 어기 영차
4. 상량 노래
어기영차 상량이여 상량/ 상량이로다 얼 널 얼 널 상사듸여 어기영차 상량이여 상량/ 이 상량을 올리면은 조상님이 굽어살펴 어기영차 상량이여 상량/ 선조음덕 충만하고 자손창성 영화로다 어기영차 상량이여 상량/ 태산같은 높은 명과 하해같은 깊은 복을/ 이 댁으로 점지하여 주시옵소서 어이경차 상량이여 상량
5. 성주 노래
노자단실 성주로다/ 아그래 단실 연자 버리고 달도 밝다/ 노자단실 성주로다/ 이 성주를 지을 적에 서른 세명 역군들이/ 노자단실 성주로다/ 금도끼로 찍어내고 은도끼로 다듬어서/ 노자단실 성주로다/ 인의예지 주초 놓고 효제충신 기둥삼아/ 노자단실 성주로다/ 육십팔괘 삼백팔십사괘를 놓아보세/ 노자단실 성주로다[『화순의 민요』, 1984, 능주면 잠정리, 조신원·이창호·최삼봉]
집짓기 민요는 전통사회에서는 전국에서 불리워진 민요이지만 가옥 및 건축 방식이 현대화되면서 점차 자취를 감춘 민요이다. 그런 가운데 집짓기 민요가 능주면에서 채록이 되었다는 점은 능주가 지닌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능주는 옛 목사고을로서 능주향교, 정암 조광조 선생 유배지, 죽수절제아문, 능주 삼충각 등 전통적인 문화유산을 많이 보유한 지역이다. 또한 큰 규모의 전통 가옥이 지금까지도 비교적 잘 보존된 지역으로서 가장 늦게까지 집짓기 민요가 전승될 수 있는 물적 기반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