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6019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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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전라남도 화순군 |
집필자 | 박종오 |
[정의]
전라남도 화순 지역에서 이월 초하룻날 노래기를 없애기 위해 행한 풍속.
[개설]
노래기는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벌레로 화순 지역에서는 노래기를 ‘노래기’, ‘사내기’, ‘향랑 각시’ 등으로 부른다. 나무와 짚이 가옥의 주재료였던 전통 사회에서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노래기는 사람들에게 고통과 불쾌감을 주었는데, 이 때문에 노래기 퇴치를 위한 다양한 풍속들이 행해졌다.
[연원 및 변천]
언제부터 노래기를 쫒기 위한 풍속이 생겨났는지는 알 수 없다. 『경도잡지(京都雜誌)』와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각각 “집안을 청소하고 자른 종이에 ‘향락 각시 속거 천리(香娘閣氏速去千里)’ 여덟 자를 써서 서까래 위에 붙인다. 각시[閣氏]란 우리말로 여자라는 뜻으로 향랑 각시는 노래기[馬陸]를 지칭한다. 노래기가 싫어 물리치려고 쓴 말이다.”와 “집안을 깨끗이 청소하고 종이를 잘라 ‘향락 각시 속거 천리’라고 여덟 자를 써서 서까래 끝에 붙인다. 각씨라는 말은 우리말에 여자라는 뜻이며 ‘향랑 각시’라고 하는 것은 노래기라는 벌레를 예쁘게 불러주는 것이나 실은 노래기가 싫어서 물리치려는 말이다.”라는 기록이 있다. 이로 보아 노래기를 퇴치하기 위한 풍속은 그 연원이 오래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절차/풍속]
화순 지역에서는 콩을 볶을 때 ‘노래기 볶자’라고 하는 말을 하여 노래기가 없어지길 기원하였다. 이 외에도 전라남도 화순군 백아면 수리 수리 마을에서는 2월 초하룻날 아침 솔잎에 물을 묻혀 지붕 곳곳에 뿌리는데, 이렇게 하면서 노래기가 없어지기를 기원했다고 한다. 전라남도 화순군 화순읍 연양리 양촌 마을에서는 2월 초하루에 지붕에 솔가지를 던져 노래기를 방지하였다. 전라남도 화순군 춘양면 양곡리 단양 마을에서도 2월 초하룻날 노래기가 나오지 말라고 집을 깨끗이 청소한 다음, 지붕에 솔가지를 던져서 올려두었다. 이렇게 하면 그해 노래기가 나오지 않는다고 여겼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음력 2월 초하루에 노래기를 퇴치하기 위한 풍속이 행해졌던 것은 본격적인 농사철을 앞두고 봄맞이 대청소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노래기를 비롯하여 각종 해충들을 물리침으로써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고 집안 위생에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화순 지역에서는 ‘향락 각시 속거 천리’라고 쓴 부적을 입춘 때 집 문 앞이나 기둥에 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