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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601795
한자 住生活
분야 생활·민속/생활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전라남도 화순군
집필자 김준오

[정의]

전라남도 화순군에서 주거 형태와 배치, 공간 등의 주거 생활 문화 전반.

[개설]

우리나라의 건축 문화재 중 주거 관련 문화재는 경상북도에 가장 많이 있고, 그 다음으로 전라남도에 많다. 경상북도와 비교하여 전라남도의 주거 건축은 여러 가지 면에서 서로 비교되는 특징이 있다. 먼저 경상북도는 ‘ㅁ자형’ 주거로 칭해지는 조선 시대 중기 사대부가가 중심이 되며, 이와 더불어 태백산맥에 자리한 양통집 계열의 집중식 주거가 많다. 반면 전라남도는 시기적으로 조선 시대 후기 것에 속하며, 계층적으로는 부농 계층의 주거가 그 중심을 이루고 있다. 형태상으로도 경상북도와 달리 형식성이 약한 ‘一자형’ 겹집이 분산·배치되는 남부형 주거가 중심을 이룬다.

이러한 남부형 주거는 전라남도 화순군의 주생활에서 유사한 형식으로 영향을 주었고 그 흔적이 많이 남아 있어 지역적인 특징으로 이해할 수 있다. 화순군 주거의 사례 중 문화재로 지정되어 관리되거나 건축사적 중요성을 보이는 것으로 양씨 가의 동족 마을을 비롯하여 이경휴 가옥, 조철환 가옥, 박병옥 가옥 등의 전통 가옥과 근대 문화재인 오지호 생가 등을 꼽을 수 있다.

[주거 형태와 이용]

전라남도의 주거 건축은 ‘一자형‘의 살림채들이 지형에 따라 자연스럽게 배치되는 분산형 주거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一자형’ 주거는 단면 방향의 분화와 발전 정도에 따라 다시 분류할 수 있는데 크게 홑집, 퇴집, 겹집, 두줄백이집 등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경향은 화순군의 주거 형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화순군을 포함하는 전라남도 지역 대부분이 조선 시대 후기의 집들이며, 이들은 대부분 겹집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겹집은 평면 구조에서 전·후면에 툇간을 가진 전후 퇴집이나 사방으로 모두 툇간을 가지는 전후좌우 퇴집이 있다. 이 주거의 다수는 실내 공간의 활용에 있어 집의 일부를 양분하여 상·하방을 두기도 한다. 상·하방은 전통 주거 건축에서 흔히 사용된 것은 아니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고 넓은 생활공간이 요구되면서 실내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변화를 준 것이다. 이 형식은 조선 시대 말기와 근대에 지속된 건축 형태이다.

전라남도 주거 형식은 기본 형식인 ‘一자형’ 평면에서 점차 분화되고 발전하는 양상을 볼 수 있다. 그 유형으로는 크게 전라남도 보성군의 이금재·이용우 가옥에서 볼 수 있는 ‘凹자형’과 화순군의 양승수 가옥, 양동호 가옥에서 볼 수 있는 ‘工(H)자형’을 대표할 수 있다. 이 형식들은 기본적으로 ‘一자형’ 평면을 바탕으로 발전된 양식이라 할 수 있다. ‘凹자형’ 평면은 전면에서 보았을 때 ‘一자형’으로 보이나 후면에 돌출부를 가진다. 이러한 유형은 전라남도에서 특징적으로 보이고 있어 이색적이다. 이러한 평면 형식은 외부에서 안채의 후면부나 상부 다락 등의 수장 공간으로 이용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근대 전라남도 지역의 주거 형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형이다.

이와 함께 화순군의 주거는 일반적인 전라남도의 건축 형식인 분산형 배치가 특징이다. 분산 배치 방식은 얼핏 무질서해 보이나, 어느 정도 전통 가옥의 배치를 따르면서 보다 친자연적인 배치를 통해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만들고 있다. 특히 지형지물을 최대한 살리고 적당한 향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수법이 이용되었다. 이는 남부 지방의 지역적·기후적 특성이 적극 반영된 것으로 평지에 조성된 가옥의 장점이며, 통풍이나 빛의 유입 등에 의해 결정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주거의 체를 감싸는 외부 공간은 적극적인 자연의 차경(借景)[풍경을 빌려옴]을 도모하고 있다. 즉 공간 구성은 한없이 펼쳐지기도 하면서 축단으로 끊어지거나 화계나 담장을 두어 조경점을 만들기도 하였다. 특히 부농이 많았던 전라남도는 안채의 전면이나 측면에 작업을 위한 넓은 일 마당을 마련하거나 물을 끌어 들여 연지를 구성하는 사례가 많이 발견된다.

[동성 마을의 가옥]

전라남도의 대표적인 동성 마을[씨족]은 장흥군의 방촌 마을, 나주시의 홈실 마을, 보성군의 강골 마을, 구례군의 상사 마을, 진도군의 세등 마을과 남도 석성, 순천시의 낙안 읍성 등이 있다. 이와 함께 화순군의 동성 마을로는 월곡[달아실] 마을을 들 수 있다.

대표적인 가옥으로는 양동호·양승수 가옥, 그리고 현재는 사라진 양해철 가옥을 들 수 있다. 이 가옥들은 화순 지역만의 주거적인 특징을 보이고 있다. 전라남도의 ‘一자형’ 평면은 ‘凹자형’ 평면으로 발전하였음을 앞서 언급하였다. 반면 화순군 월곡 마을의 주거 평면은 ‘一자형’이나 ‘凹자형’ 평면보다 발전된 형식을 보인다. 즉 일명 ‘工(H)자형’ 평면이라 불리는 이 형식은 화순군의 주거 형식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외에도 ‘一자형’이나 ‘凹자형’의 평면 또한 다수 보이는데, ‘一자형’으로는 화순읍조철환 가옥동복면 한천리오세탁 가옥 등을 들 수 있고, ‘凹자형’ 가옥의 대표적인 예로는 도곡면 죽청리의 이중휴 가옥을 들 수 있다.

월곡 마을 가옥의 공간 구성과 구조적 특성을 보면 다음과 같다. 월곡 마을은 전체 공간에서 가장 접근이 용이하고 내부 중심 도로인 안길이 마을의 중심 공간 역할을 한다. 이 공간은 주로 마을 회관, 방앗간, 가게 등이 위치하여 거주자들의 공적인 모임 장소가 된다. 각 주거 공간은 안길에서 직접 진입을 피하기 위해 샛길과 골목길 등을 이용하여 공간의 깊이를 높이고, 사생활을 확보하였다. 월곡 마을 가옥의 공간 구성 방식은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으로 영역을 분할하였다. 일반적으로 안채는 집안 여성들의 공간으로서 대문으로부터 가장 안쪽에 위치하며 안방, 대청, 건넌방, 부엌으로 구성된다. 이는 남성 공간인 사랑채와 달리 여성들은 사회생활을 꺼려하고 가족의 의식주를 전담하기 때문에 그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한 것을 알 수 있다. ‘凹자형’ 가옥과 ‘工자형’ 가옥에서도 이러한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특징이 안채 영역의 분할이다. 이러한 가옥들은 안채의 규모에 비해 사랑채가 작거나 생략된 경우도 있어 양반가의 형식을 어느 정도 취하고 있으나, 명확한 규범은 따르지 않고 있다. 월곡 마을의 가옥은 평면 구성상 공간의 영역이 좌우로 분할된다. 이는 ‘工자형’ 평면을 생성하여 몸채의 앞뒤로 위요된 작은 마당을 확보한 것이라 할 수 있으나, 타 지역의 ‘工자형’ 평면과 달리 그 길이가 짧아 활용성이 떨어진다. 특히 양승수 가옥의 평면 형태는 ‘工자형’을 보이나 일반적인 ‘一자형’ 가옥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현황]

화순군의 주거는 시대적으로 분류하였을 때 크게 전통 주거와 근대 주거, 그리고 현대 주거로 구분할 수 있다. 전통 주거는 동성 마을의 가옥이 있고, 전라남도 지방의 일반적인 건축 형태인 ‘一자형’과 ‘凹자형’의 주거가 다수 산재하고 있다. 1999년 조사된 『화순군의 문화 유적』에서는 전통 주거 건축으로 양동호 가옥, 양승수 가옥, 양해철 가옥, 임원록 가옥, 오세탁 가옥, 문홍준 가옥, 능주면의 주제정 가옥, 주제천 가옥, 조철환 가옥, 방일남 가옥, 박병옥 가옥, 명학정 등 12개소를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 주택들은 전통 주거 양식을 계승한 근대 주거를 포함하고 있다. 현재 몇몇 사례들은 이용하지 않아 철거되거나 새로운 건물이 들어선 경우도 많다. 대표적으로는 화순읍 세량리에 있던 조철환 가옥의 경우 2011년도에 철거되었고, 화순읍주도리 상촌 초가화순군청에서 지속적으로 문화재급 관리를 했으나 근래 들어 문화재 관리법과 제재 등의 불편 때문에 소유주가 관리를 포기하여 현재 폐가로 남아 있다. 근대 주거는 개방과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일식과 양식을 받아들여 다수 건축되었으나 이 또한 대부분 철거되었거나, 뚜렷한 특징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 화순군의 주거는 이전의 양식이나 형식에서 벗어나 급변하게 되었다. 근래의 주거 형식은 대체로 현대식 단독 주택을 포함하여 1990년 이후 지속적으로 건축된 다수의 아파트와 연립 주택들이다. 또한 생활이 편리해지면서 여가와 자연을 가까이 하고, 편안한 노후를 계획하기 위해 농어촌 뉴타운과 전원주택 단지 등이 여러 지역에서 조성 중이다. ‘화순 농어촌 뉴타운’은 능주면 잠정리에 한옥과 현대식 건물이 어우러져 하나의 대단위 단지를 형성하고 있다. 전원주택 단지들은 무등산 주변의 산세 좋고 물 좋은 곳인 이서면 인계리동면 청궁리 등에 조성되어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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