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6018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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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제 |
지역 | 전라남도 화순군 |
집필자 | 이경엽 |
[정의]
전라남도 화순 지역에서 씻김굿 첫머리에서 연행하는 굿거리.
[개설]
혼 맞이굿은 독립적인 굿 이름은 아니며, 큰 굿 연행의 초입에 펼치는 절차 이름이다. 혼을 잘 모셔야지 원활하게 굿을 할 수 있으므로 혼 맞이는 다른 절차에 비해 더 엄정하게 치러졌는데, 그 내용이 길고 복잡한 편이다.
[신당/신체의 형태]
혼 맞이 제상은 대문 안쪽 마당에 차린다. 대문을 활짝 열고 밖에서 안쪽으로 길게 무명베를 늘여 뜨려 놓고 그 가운데쯤에 제상을 놓았다. 상 앞에는 종이로 만든 ‘넋’을 담아 놓는 '넋 상자'를 두었다. 그리고 그 앞에 망자의 옷을 펼쳐 놓고 신발을 놓았다.
[절차]
전라남도 화순군 능주면에서 행해진 예전의 굿을 보면 혼 맞이하는 과정을 잘 이해할 수 있다. 1986년에 촬영된 영상 내용을 간추려서 그 과정을 살피면 다음과 같다. 무녀가 상 앞에 서서 징을 치며 무가를 가창했다. 좌측 옆에 고인이 2명 앉았는데, 장구는 조계남이 치고, 피리는 조도화가 불었다. 무녀들은 남색 치마에 흰 저고리 한복을 입었고, 악사는 두루마리 한복에 갓을 쓴 차림이었다.
혼 맞이에서 사용된 장단은 흘림 장단이며,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장단을 썼다. 무녀가 부르는 무가의 내용은 망자의 혼을 청배하는 것인데, 5~6분 정도 같은 자세로 무가를 가창한 후 지전(紙錢) 2개와 신칼 2개를 양손에 들고서 무가를 불렀다. 손에 든 지전과 신칼의 꽃술은 30㎝정도 치렁치렁 늘어져 있는데, 그것을 들고서 “넋이야 넋이로구나 넋인 줄 몰랐더니 오늘 보니 넋이로구나 혼일 줄도 몰랐더니 오늘 보니 혼이로구나 혼은 모셔다가 혼상에다 모셔놓고 넋은 모셔다가 세 개 화단에다 모십시다.” 하는 무가를 불렀다.
이어 무녀는 지전으로 넋을 집어 올리면서 판소리의 ‘도섭’처럼 장단 없이 창조로 하는 말인 ‘천근 말’을 한다. “오르소사 오르소사 넋이라도 오르시고 혼이라도 오르소사 설워말고 오르시고 지체 말고 오르소사 신의 성방 대신칼에 서드륵 섭적 더우 잡어 지체말고 오르소사 …… 금일 날 망재 씨 혼이라도 오르고 넋이라도 오르라는 천근이야.” 하는 천근 말을 하면서 넋을 들어 올린다. 그리고는 중모리 장단에 맞춰 ‘천근 소리’를 2장단 정도 부른 후 천근 말을 하고 다시 같은 방법으로 천근 소리를 한다. 천근 소리를 부를 때에는 악사와 곁에 있는 다른 무녀들도 제창을 하는데, 주무는 지전을 들고서 춤을 춘다. 이런 식으로 천근 말과 천근 소리를 네 번 반복했다. 지전으로 집어 올린 넋은 안주인의 역할을 하는 무녀가 치마로 받았다. 그리고 망자의 신발과 함께 자리에 말아 본격적으로 굿을 하게 될 안방으로 가져갔다. 이렇게 혼 맞이에 걸린 시간은 약 22분 정도였다.
한편 혼 맞이에서 모신 넋은 바로 안방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격식을 갖춘 행진을 거쳐 모셔졌다. 제일 앞에 악사와 무녀들이 서고, 다음에 넋을 말아 놓은 자리, 넋 상자, 제상, 무명베 순으로 줄지어 서는데, 무명베는 6~7명이 좌우로 늘어서 잡았다. 이렇게 줄지어 안으로 들어가는데, 이때 행진용의 ‘도드리장단’이 연주되었다. 이것은 본래 삼현육각의 반주로 이루어지던 행진이었는데, 당시에는 마당에서 안채 건물까지 이동 거리가 약 10m정도로 짧기 때문에 약식으로 연행되었다. 행진이 마루에 도착하자 자리와 상 등을 마루에 놓고, 바뀐 굿거리장단에 맞춰 무녀가 지전 춤을 추었다. 이러한 행진은 과거 화순군 능주 지역 굿이 가지고 있던 위용과 격식의 흔적이라고 여겨진다.